‘암호같은’ 펀드이름, 이해하기 쉽게 한글 명칭 덧붙이기로

(금융감독원)

“분명히 가입할때 설명들었는데....A는 뭐고, C는 뭐지?”

#올해 초 펀드 투자를 시작한 A씨는 오랜만에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려다 펀드명을 접하고 순간 당황했다. 자신이 가입했던 펀드명이 새삼스럽게 길게 느껴질 뿐더러 펀드명에 있는 알파벳이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펀드명칭은 투자자가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된 명칭이 덧붙여진다. 이와 함께 펀드투자 판단시 주로 활용되는 간이투자설명서도 핵심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이런한 내용이 담긴 펀드명칭과 펀드투자설명서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우선 금감원은 펀드명칭만으로도 펀드구조 등을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펀드명칭에 한글 클래스 명칭을 덧붙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출시할 때 동일판 펀드를 가입자격, 판매루트, 판매수수료 방식 등에 따라 클래스를 나누는데, 이 클래스는 알파벳으로 구분짓는다. 예를 들어 수수료선취 펀드는 ‘A’가, 수수료후취는 ‘B’가 붙는 식이다. 펀드 클래스 명칭이 영어 알파벳기호 등으로 암호처럼 표기돼 클래스 명칭만으로는 펀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감원은 펀드 클래스 명칭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글로벌 관행을 고려해 한글 클래스 명칭을 펀드 명칭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한글 표기로 명칭이 길고 복잡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감안해 판매수수료부과 방식과 펀드 판매경로 등 크게 세 분류로 분류해 클래스 명칭을 체계화하기로했다.

(금융감독원)

간이투자설명서도 대폭 개편된다. 상당수 펀드 투자자가 60~70페이지 분량의 투자설명서 대신 간이투자설명서를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첫면에 핵심정보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현재는 첫면에 모집기간, 존속기간, 모집총액, 가입자격 등 중요도가 낮은 정보도 일부 기재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첫면 최상단에 펀드위험등급, 핵심위험, 투자목적․전략, 투자 비용, 투자실적, 운용전문인력의 운용실적 등이 표기된다.

특히 투자자가 쉽게 펀드비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단순히 퍼센트(%)로 표기되는 비용을 1000만 원 투자시 기간별로(1~10년) 실제 지불하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 지 액수로 표시키로 했다. 펀드매니저 정보는 학력이나 단순근무이력 대신 펀드 운용실적과 운용경력년수 등 실질적인 투자판단정보가 담기게 된다.

금감원은 펀드클래스 한글명칭 표기를 위한 판매회사의 전산시스템 등 개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개편안을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투자자가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펀드, 보험, 연금 등 금융상품의 핵심정보(실질수익률 및 비용)를 비교 공시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