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양국이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서비스, 농업, 환율, 비관세 무역장벽 등 총 6개 부문에서 MOU 초안을 잡기 시작했다”며 “7개월 간 지속된 무역 갈등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는 양국 무역협상에 걸림돌이 됐던 거의 모든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비관세 장벽, 산업 보조금, 허가 절차 등 중국정부의 정책이 미국 상품에 불공정하다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또 중국이 외국 기업에 더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달러 대비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는 행위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처럼 미국의 요구가 결국 중국의 구조 개혁과 맞물려 있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4~15일 미중이 베이징에서 고위급 협상을 갖고 자리를 옮겨 이번 주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이어오면서 양측은 양해각서 관련 문서를 교환하고 초안 작업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중 양국은 워싱턴에서 21~22일 고위급 협상을 남겨둔 상태다.
협상 과정에서 양국 이견이 여전히 컸지만, 무역협상 시한인 3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해 미중 정상이 합의안 ‘90일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설령 마감시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협상을 더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식통은 양국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MOU 작업은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양국 협상단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단기적인 조치를 담은 10개 품목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반도체 등을 구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소식통은 또 양국 협상단이 합의이행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무역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중국이 이를 어기지 않고 이행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합의이행 상황을 정기 점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