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원·달러, 원·엔 하룻만 반락, 초반 증시안정+수출업체 네고

안전자산선호 심리vs수급 충돌..1120~1140원 박스권 흐름 이어질 듯

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급등 하룻만에 반락했다. 장초반 대내외 증시가 상승하는 등 안정세를 보인데다 1140원대 고점 인식에 수출업체들이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장중 1130원선을 하향 돌파하기도 했지만 장후반 코스피가 하락전환 후 낙폭을 늘림에 따라 되돌림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심리와 수급이 부딪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금융시장 불안감에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간 미국과 중국간 군사적 충돌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안전자산선호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1140원대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는 관측이다. 원·달러는 당분간 1120원에서 1140원 사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른쪽은 원달러 장중 흐름(한국은행, 체크)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3원(0.47%) 내린 113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9.2원(0.82%) 오른 바 있다.

113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36.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후장엔 1128.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7.4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5.83원 떨어진 1006.13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0.76원 급등하기도 했었다.

역외환율은 5거래일만에 하락전환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4.6/1135.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6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속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아시아는 물론 코스피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심리적으로는 원·달러가 상승하는 분위기가 맞다. 다만 1135원과 1136원대에서 수출업체 물량이 많았다. 전일 크게 오른 환율이 수급에 의해 상승폭을 되돌림하는 장이었다. 장중 1130원을 하향돌파하기도 했지만 하락폭이 줄며 마감했다. 코스피가 장후반 낙폭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심리와 수급이 부딪치는 양상이다. 수출이 잘되고 있고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을 감안하더라도 달러가 부족한 유동성 위기 상황도 아니다. 원·달러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쉽지 않다. 반면 부진한 경제상황 등을 놓고 봤을 때 하락하기도 어렵다. 원·달러는 1120원과 1130원대 후반 박스권을 당분간 벗어나기 쉽지 않을 듯 싶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장초반 증시가 안정되면서 원·달러는 하락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니케이가 상승하는 등 아시아증시도 오름세를 탓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1140원에 대한 부담감도 하락의 원인이 됐다”며 “다만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강해 1120원대 안착은 무리라 본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러시아간 핵개발 관련 갈등을 빚고 있고, 미 함정이 중국과 대만 사이 해협을 통과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군사적 충돌이라는 리스크 요인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국가와 중남미 국가들의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아직은 롱(달러매수) 심리가 우세해 보인다”며 “원·달러는 당분간 1120원대 후반에서 1140원 사이에서 움직일 듯 하다”고 예측했다.

오후 4시10분 현재 달러·엔은 0.34엔(0.30%) 오른 112.47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상승한 1.146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34위안(0.04%) 내린 6.9436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52포인트(0.40%) 내린 2097.58로 지난해 3월10일(2097.35) 이후 최저치를 이어갔다. 코스닥도 19.70포인트(2.74%) 급락한 699.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1월2일 694.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80.40(0.37%) 오른 2만2091.18을, 중국 항셍지수는 76.57포인트(0.30%) 내린 2만5269.98을, 상해종합지수는 8.33포인트(0.32%) 오른 2603.15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