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로 인수돼 10년 만에 주인이 바뀐 하이투자증권이 대기업 지주에서 은행 지주 계열 증권사로 바뀌면서 은행 지점을 활용한 영업력 강화를 통해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경규 전 LIG투자증권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비상임 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을 임명한다. 신완식 DGB금융지주 시너지추진본부장이 비상임이사로, 김종두 대구카톨릭대 교수와 양병민 한국노총 장학문화재단 감사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내부 분위기는 차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 후 급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기 보다는 시너지를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서서히 변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직개편에 대한 얘기가 크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융지주 계열사지만 지방은행이기 때문에 시중은행 지주 소속의 증권사들이 직접적 변화를 겪은 것처럼 급작스러운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선 사명은 유지된다. 금융지주사 자회사로 편입되면 대부분 그룹의 상호를 따게 되지만, DGB금융 영업권은 대구, 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고 하이투자증권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까지 뻗어 있어 향후 사업 확장성을 위해 사명 유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자회사인 ‘현대선물’은 현대그룹가의 고유 브랜드인 ‘현대’라는 이름을 버리고 30일 서울 여의도 현대선물 본사에서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하이투자선물’로 변경할 예정이다.
사옥은 현재 여의도 사옥 계약이 끝나는 2023년까지는 이전하지 않는다. DGB자산운용이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빌딩을 4월 말 인수, DGB금융지주는 자회사인 DGB생명과 DGB캐피탈 등 흩어진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은 현 사옥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유관기관들과의 협업으로 인해 여의도에 남기로 확정된 상태다.
이번 인수로 인해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복합점포 개설이다. KB금융(63개)과 신한금융(62개)지주 등은 이미 복합점포운영이 활성화돼 있다. DGB금융지주도 복합점포를 내년 3~5개 개설할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복합점포 개설을 추진해 고객 기반과 네트워크를 확대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대구에 1개(범어동) 밖에 영업점이 없지만 향후 DGB금융지주와 새로운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주로 은행 PB들에게 시장과 업종 전망자료 등을 제공하고, 은행 외 보험이나 자금운용을 하는 부서에 리서치 수요 발생시 ‘인하우스(in house)’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주식 중심의 리서치 자료에서 벗어나 금융 상품까지 영역을 확대해 WM(자산관리) 고객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리서치센터로 변모할 전망이다.
현재 리서치센터는 담당하는 분야를 넓히는 등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Future&Over The Counter(FO)’ 섹터를 새롭게 만들었다. 해당 섹터는 미래 유망종목 발굴을 위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