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비행기 타고 가시네"
![▲장례문화 인식이 점차 변하며 신개념 장례문화인 '드론 해양장(海洋葬)'이 등장했다. 화장된 고인의 유골을 모신 드론이 인천 앞바다 N37도 27.15′27, E126도 33.54′62지점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2_1245214_1199_716.jpg)
4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8일 인천 연안부두 앞. 장례 버스 안 상주는 4kg의 재로 변한 고인의 유골을 조심스레 가슴에 품어 안았다. 상주의 뒤를 따라 유족 20여 명이 버스에서 내려 인근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에서 고인과 영원한 작별을 위한 마지막 절차가 시작됐다.
![▲유족들이 장례지도사를 도움을 받아 고인을 보내기 전 마지막 의식을 치르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0_1245205_1200_650.jpg)
![▲상주가 고인의 유골을 한줌 쥐어 드론에 담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0_1245206_1200_724.jpg)
가장 먼저 상주가 고인의 유골을 한 줌 쥐어 드론에 장착된 특수 제작 유골함에 담았다. 직계 가족과 친인척, 지인들이 차례로 나와 한 줌씩 유골함에 담는다. "잘 가세요." "좋은 곳으로 가세요." 고인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였다. 상주가 마지막으로 남은 유골을 드론 유골함에 담자 구 대표는 유골함을 굳게 닫았다.
![▲드론에 장착된 특수 제작 유골함에 고인의 유골이 담겨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0_1245208_1199_669.jpg)
강한 태양이 초록색 방수 페인트가 발린 옥상으로 그대로 내리쬐었다. 그야말로 '찜통'이었지만, 유족들은 찰나 놓칠세라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고인의 유골이 담긴 드론이 옥상 바닥에서 점점 떠올라 날아가더니 이내 작은 '점'으로 변했다.
![▲고인을 모신 드론이 이륙해 바다로 향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1_1245210_1199_661.jpg)
![▲고인의 딸이 날아가는 드론을 바라보며 "우리 아빠 비행기 타고 가시네"라고 애써 웃어 보이다 이내 남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559_1245204_1200_687.jpg)
![▲유족들이 건물 옥상에서 드론을 향해 절을 하고 손을 흔들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1_1245211_1199_713.jpg)
드론이 인천 바다를 비행한 지 5분여 흘렀다. "이제 고인을 바다에 뿌려드리겠습니다." 구 대표가 원격으로 유골함을 열자 고인의 유골이 순식간에 바다로 뿌려졌다.
![▲드론에서 실사간으로 송출된 영상이 TV를 통해 유족들에게 보여지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1_1245212_1200_611.jpg)
이날 바다로 돌아간 고인의 장지는 인천 앞바다 N37도 27.15′27, E126도 33.54′62다.
![▲유골을 뿌린 드론 GPS 위치를 기준으로 만든 안장증서.(오승현 기자 story@)](https://img.etoday.co.kr/pto_db/2018/09/600/20180901191602_1245213_1200_745.jpg)
'장례(葬禮)'는 고인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의식이다. 고인을 온전히 땅속에 묻는 토장(土葬), 불태우는 화장(火葬) 등이 현재 가장 보편화 된 장례문화다. 하지만 점차 인식이 변화하며 자연장(自然葬)이나 수목장(樹木葬) 등 새로운 장례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중 해양장(海洋葬)은 자연장의 한 종류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장례 의식이다. 드론엔씨는 배가 아닌 드론을 활용한 '드론 해양장' 업체로써 지방 항공청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특허 출원 중인 이 업체는 드론에서 송출된 실시간 영상 및 녹화영상을 유족에게 제공하며 삼우제 및 49재에 고인을 기리는 추모비행도 가능하다. 한편, 12세 미만 어린이의 장례는 무상으로 서비스한다.
오승현 기자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