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를 놓고 메리츠화재와 한화그룹의 힘겨루기가 결국 한화그룹으로 힘이 실린 가운데 손보사들은 이번 인수합병(M&A)를 통해 통폐합 등 업계구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아직 메리츠화재가 인수작업을 포기하진 않았지만 제일화재가 한화건설에 경영권의결을 위임하면서 결국 한화그룹으로의 편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제일화재가 지난 1997년 한화로부터 계열분리된 후 근 10년만에 다시 한화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그동안 독자적으로 손보사를 운영했던 회사들 중 그린화재를 제외한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이 그룹계열사나 금융지주사형태로 전환하게 된다.
가장 최근 들어 대한화재(현 롯데손보)가 롯데그룹 소속으로 편입됐고 쌍용화재(현 흥국쌍용화재)는 태광그룹, 신동아화재(현 한화손본)는 한화로 각각 주인이 바뀌었다.
결국 손보업계에서 통합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회사가 제일화재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메리츠와 한화간 M&A 경쟁이 손보 구도개편의 '종착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감독당국에서는 지난 수년간 금융그룹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손보사들의 그룹이나 지주사로의 편입을 유도해 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제일화재 사태로 인해 손보업계 구도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이 온라인 자보사에 잠식을 당하고 있고 전통적인 취급상품인 일반보험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보험의 경우 생명보험의 정액보험과 점차 비슷해져가고 있어 손보고유의 영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시장 규모에 비해 손보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형사가 손보사업 축소 내지는 철수를 검토했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손보업계의 시장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온라인 보험사를 놓고도 M&A작업이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손해보험업계의 구도재편이 더욱 가속화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생·손보간 업무영역이 철폐되는 보험업법이 도입될 경우 손보사의 숫자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