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호타이어 노조의 피아식별 오류

입력 2018-03-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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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무 산업1부 기자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다. 노조를 통해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는 상하 관계에서 대등 관계로 변화했다. 요즘 노사 관계의 키워드는 ‘상생’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한 동업자 혹은 협력자 관계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관계 설정으로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

투쟁만을 외치는 일부 강성 노조에 비판 여론이 쏠리는 것은 이런 시대 변화를 반영한다. 경영 위기에 직면한 금호타이어는 이달 30일까지 1조3000억 원의 채무를 이행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본으로의 매각이 유일한 방법으로 꼽힌다.

사측은 인건비 절감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채권단이 중국 업체로의 매각을 결정하자, 노조 간부는 결사반대를 외치며 송전탑에 올라섰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크레인을 타고 송전탑을 찾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나서도 별수 없었다. 노조는 24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보다 못한 일반직 근로자가 나섰다. 최근 만난 금호타이어 일반직 근로자는 “이러다가 정말 법정관리로 갈 것 같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며 “(회사가) 법정관리 가면 투쟁이고 뭐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근로자들은 올해 1월과 2월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 만에 하나 더블스타 인수가 무산되고, 법정관리가 진행된다면 회사를 떠나는 근로자들은 퇴직금조차 챙기지 못할 확률이 높다.

노조는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노조는 본래 노동자를 위해 존재한다. 노동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한 전제조건은 일터의 존재이다. 투쟁의 목적은 공멸(共滅)이 아닌, 공생(共生)이 돼야 한다. 노동자가 없으면 사용자도 없고, 사용자가 없으면 노동자도 없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어도 지금 회사의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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