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적법성을 묻는 말에 “비트코인과 일부 가상화폐의 사용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가상화폐의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폰지사기”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어떻게 될지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폰지사기란 고수익을 미끼로 자금을 조달하고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투자사기를 가리킨다. 높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자가 계속 들어온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투자자의 행렬이 끝나면 ‘폭탄’이 터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총재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이 개발도상국에서 돈을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부패를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의 ‘사기성’을 언급한 사람은 김 총재만이 아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도 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비트코인은 버블과 폰지사기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기술을 단속할 의무가 있다”면서 “현재 가상화폐가 갖는 매력은 투기적인 광기”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가상화폐의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가상화폐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매우 위험한 자산”이라며 “가상화폐 가격은 매우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완전히 투기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기술이 세계 금융을 재편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변동성과 돈세탁 또는 기타 범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