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보유한 유휴 점포들이 낡은 옷을 버리고 탈바꿈 중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유휴 점포 증개축을 통해 임대 사업을 추진하거나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공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6월 은행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은행의 부동산 임대 관련 규제가 완화된 영향이다.
기존에는 은행들이 보유한 영업점 건물의 임대가 가능한 면적은 사용면적의 9배 이내로 제한됐다. 그러나 개정된 은행법은 점포 규모를 완전히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까지 서울 노원과 경기도 부평 소재 건물 두 곳을 각각 두 배 이상 면적으로 증축해 임대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 이태원지점과 부산 광복동지점, 부산 덕청동지점도 개발사업을 위한 임대형토지신탁 신탁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은 명동소재 2개 건물을 리모델링 후 임대를 주고 있다. (구)목동11단지지점과 (구)문정훼밀리타운지점(송파구 문정동 소재)은 리모델링을 통해 직장어린이집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가산IT금융센터와 불광동지점을 2019년 완공 목표로 증축하고 있다. 두 지점은 1층 일부는 365코너로 2층은 영업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임대를 줄 예정이다. 우리은행 신촌점 2층은 우리사랑나눔센터로 운영중이다.
하나은행은 당장 계획하고 있는 임대사업은 없지만 전국 21개 은행 점포를 리모델링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홍대 앞 서교동지점을 지하3층~지상7층 규모로 시공 중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용도로 유휴 부동산을 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 마포지점은 리모델링을 통해 1~2층은 영업점으로, 3~5층은 창업센터로 활용된다. 내년에는 인천 남동공단 내 지점에 14개의 중소기업 어린이집을 설치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전국 영업점 400여곳이 입점한 자가 부동산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영업외이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은행 주변 상권과 상생하고 지역사회에도 공헌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