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허리케인 ‘하비’ 강타에 따른 미국의 물난리 등 온갖 악재가 쏟아졌지만 금융시장은 초반의 혼란에서 벗어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9일(현지시간) 일제히 올랐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0.26% 올랐고 S&P500지수는 0.08%, 나스닥지수는 0.30% 각각 상승했다.
먼저 마감한 아시아와 유럽증시가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도발 여파로 약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도 이날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에 내성이 생기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증시는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200포인트 가까이 움직인 끝에 극적으로 반등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7일 이후 9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도 위험 회피 심리에서 회복해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급격히 줄인 끝에 오히려 전날보다 0.14% 상승한 92.33으로 마감했다.
이날 북한의 도발이 약했던 것도 아니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시장은 지난번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때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북한 미사일 도발이 대규모 전투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을 안정시켰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텍사스 수해지역을 방문하는 등 하비 피해 복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글로벌 시장 투자전략가는 “그동안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 등을 놓고 갈등을 연출했던 트럼프와 의회 지도자들이 ‘허리케인 하비 피해자들에 대한 우려’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협력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