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

입력 2017-04-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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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수주경쟁 과열이 영향인 듯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부동산 신탁사는 아파트값을 올리는 도깨비 방망이인가 보다.

신탁사 말만 나와도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치솟으니 말이다.

한국자산신탁의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 추진을 계기로 다른 부동산신탁사들도 앞다퉈 재건축 수주 전에 뛰어들면서 때 아닌 아파트값 상승 바람이 거세다.

전반적인 경제 위축에다 정부 규제 강화·공급 과잉·미국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주택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인데도 재건축 시장은 오히려 과열 양상이다.

이유가 뭘까.

기존 조합방식보다 사업추진이 빠르고 사업비용이 절감돼 조합원에 돌아가는 이득이 많다는 얘기가 나와서다.

조합방식은 추진 집행부가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사업이 한없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신탁사 재건축 방식은 추진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게다가 아파트 건설공사를 입찰방식으로 추진하면 공사비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이래저래 조합원 이득이 많아진다.

공사 품질을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공사비가 달라지지만 신탁사 주관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기존 조합방식보다 3.3㎡당 적어도 100만원은 줄일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합 방식은 건설사로부터 금융 지원 등을 받는 구조여서 그런 비용 명목으로 공사비가 높게 책정되는 일이 적지 않으나 신탁 방식은 금융조달은 물론 다른 부문의 경비 절감효과도 볼 수 있어 전체 사업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공사비를 비롯한 전체 사업비가 줄어들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몫은 자연적으로 커진다.

공사비 절감 부문만 해도 그렇다. 전용면적 85㎡만 해도 공사비 감소 폭이 3000만원 가량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돈만큼 조합원은 이득을 보는 셈이다.

물론 신탁사의 공사비 책정 방식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건설사의 공사 마진을 후하게 계산해주면 조합원 이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찌됐던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기존방식보다 조합원의 이득이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단지 아파트 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조합원의 이득 분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탁사가 재건축을 주관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탁사라고 해서 용빼는 재주가 있을 리 없다는 소리다.

설령 비용을 절감했다 해도 신탁사는 수수료 명목으로 상당 부분을 나눠 갖게 될 소지가 다분하다.

신탁사가 직접 금융을 조달한다고 해도 이자를 비롯한 관련 비용은 다 사업비에 전가될 게 뻔하다.

공사비 절약도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합 방식으로 해도 요즘 재건축 시장은 수주경쟁이 치열해 공사비를 턱없이 올릴 처지가 안 된다는 게 건설사의 설명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감안할 때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할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요즘의 상승 바람은 이를 부추기는 세력들의 농간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반포동의 한 재건축 아파트는 신탁사의 수주 설명을 계기로 1억~2억원이 오른 점을 봐도 그렇다.

단순한 수주 설명 하나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현상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느닷없는 신탁사의 재건축 시장 참여로 주택시장이 술렁이자 국토교통부가 점검에 나섰다.

최근 부동산신탁회사 관계자를 불러 과도한 수주경쟁을 벌이지 말 것을 요청했다. 각종 수주 혜택을 실제 상황보다 부풀려 조합원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 당국에서 과열로 치닫는 신탁사의 재건축 수주 전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건축 시장을 자꾸 혼탁하게 만들면 다른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내 비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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