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15원 넘게 치솟았다.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중국 위안화 약세에 원화 가치가 동조한 까닭이다. 이에 원ㆍ달러는 사흘 만에 다시 1200원 대로 복귀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5.3원 오른 120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17일 16.1원 급등한 후 최대 폭이다. 이로써 원ㆍ달러는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섯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0원 오른 1202.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원ㆍ달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의사록이 공개된 지난 5일 20원 넘게 폭락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 달러화 강세로 돌려놓은 것은 탄탄한 미국의 경제지표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5만6000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시간당 평균 임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하며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일(미국시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임금상승률 호조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며 달러화 가치도 치솟았다.
이에 더해 중국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87% 올린 달러당 6.9262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고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절하됐다는 의미다. 이날 절하 폭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반년 만에 가장 컸다. 이에 원화 역시 동조되며 원ㆍ달러에 상승압력으로 더해졌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며 원화가 동조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이번주 미 연준 위원들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달러가 다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1215원을 기록할 수는 있겠지만, 모멘텀은 부족해 보인다”며 “1195~1215원에서 움직이며 당분간 아래로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