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한 달… 늪에 빠진 증시

입력 2016-11-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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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우리 증시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에 연루되면서 지수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다. 국정공백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수까지 안고 있는 증시는 당분간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69포인트(-0.84%) 떨어진 1971.26을 기록했다. JTBC가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열람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직전인 지난달 24일 2047.74(종가 기준)까지 올랐던 지수는 한 달 새 3.73%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주식 1조7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25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시기와 맞물린다. 국정 혼란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정국 불안이 경제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락장은 대형주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검찰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삼성물산과 롯데, SK 등 주요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이들 기업의 주가는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이날 검찰은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사이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롯데쇼핑과 SK네트웍스의 주가는 하루 만에 각각 2.2%, 3.4% 빠졌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조력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이날까지 3일 연속 급락, 13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전과 비교하면 20% 이상 곤두박질친 상태다. 다른 삼성 계열사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삼성SDS는 4.21% 급락했다. 삼성중공업(-4.05%), 삼성카드(-1.92%), 삼성SDI(-3.94%), 삼성바이오로직스(-6.33%) 등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CJ도 최순실 게이트와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주사 CJ(-11.6%)를 비롯해 CJ CGV(-13.3%), CJ E&M(-6.6%) 등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최 씨 측과 연관된 의혹이나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 정황 등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 살얼음판 장세가 불가피한 이유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우리 증시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을 애써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신 ‘트럼프 리스크’ 등 대외 악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정치 이슈의 증시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대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정경유착 문제 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상장사들이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대신 정권이나 실세와 뒷거래를 벌였다는 후진적 경영 행태가 노출된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 증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점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총 최상위권에 포진한 대기업들이 줄줄이 정권 실세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재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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