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영역이 쉬웠고, 시각적 사고가 어려웠다. 이제까지 삼성시험을 4번 봤는데 상반기보다 시험 난이도가 확실히 올라간 것 같다.”
16일 오전 11시 45분, 서울 강남 단대부속고등학교에서는 GSAT를 마친 수백 명의 응시생들이 일제히 정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전자 등 19개 계열사의 하반기 공채를 위한 GSAT를 국내외 고사장에서 진행했다. 이번 GSAT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2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단대부고 고사장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응시생들과 그들을 태우고 온 차량으로 크게 붐볐다. 때 이른 가을 추위가 한발 물러간 탓에 응시자들의 옷차림을 한결 가벼운 모습이었지만, 입실시각보다 한참이나 앞서 여유 있게 고사장으로 들어서는 지원자들의 모습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삼성은 작년 하반기부터 GSAT를 도입했다. 기존 4.5만점에 3.0 이상이던 학점제한을 없애고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해 이를 통과한 지원자만이 이번 GSAT를 치를 수 있게 했다. 시험은 기초능력검사와 직무능력검사로 이뤄져 있으며 2시간20분(140분)에 걸쳐 진행됐다. 기초능력검사는 언어논리(30문항)·수리논리(20문항)·추리(30문항)·시각적사고(30문항) 등 4개 영역 110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직무능력검사인 상식(50문항)까지 포함하면 총 160문항이다.
시험이 끝난 응시생들은 시험 난이도가 상반기보다 올라갔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상식영역은 예상보다 무난했고, 시각적 사고는 어려웠다는 게 응시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GSAT를 마치고 나온 한 응시생은 “상식 영역이 쉬웠을 뿐 전체적으로는 상반기보다 어려웠다”며 “특히 추리와 시각적 사고 영역의 펀칭과 가위오리기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문제가 언뜻 쉬워 보이는 느낌이 있었는데, 실제 정답률은 낮을 거 같다”며 “GSAT는 찍어서 틀리면 감점된다는 것을 알아도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시간이 너무 모자라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지만 영역별로 과락이 있으며, 오답은 감점처리 되므로 모르는 문제에 미련을 갖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권장된다.
기업들이 역사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험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는 문제가 나왔다. 또 삼성과 관련된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삼성이 주력하거나 신수종 분야로 꼽는 퀀텀닷, 5G, 바이오시밀러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는 한 지원자는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상식 영역이 예상보다 너무 무난해 다른 영역에서 변별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나라 왕조 등을 묻는 중국사 관련 문제가 2~3문제 나왔고 LTE 이후를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직무역량·창의성·임원 면접을 거쳐 오는 11∼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