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과 러시아산 냉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예비판정보다 이전인 지난해 12월부터 관세를 적용해 사상 처음으로 관세를 소급 적용했다. 이는 수입업체들이 관세가 오르는 것을 예상해 재고를 쌓아놓는 행위에 경고하려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산 냉연강판에는 최대 22.1%, 러시아산은 36.1%의 관세가 각각 적용됐다. 이는 예비판정 당시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그동안 중국산 저가제품이 물밀듯이 밀려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EU의 반덤핑 조치가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미국은 올해 초 비슷한 중국제 냉연강판에 5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철강제품과 관련해 과도한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등의 부당행위가 있을 경우 미국식으로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철강산업협회인 UK스틸의 도미닉 킹 정책 부문 대표는 “이번 조치는 EU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덤핑 철강제품을 제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미국이 이런 면에서는 압도적”이라며 “영국도 EU를 떠나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 철강산업을 붕괴시키지 않도록 자체적인 관세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EU는 무역구제조치를 남용해 세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이런 움직임은 법적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정상적인 국제무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