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모처럼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이에 미국 경제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월마트는 이날 지난 4월 마감한 201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1159억 달러(약 142조861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133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 강세와 영국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글로벌 매출이 281억 달러로 전년보다 7.2% 감소했다. 월마트는 환율 변동을 제외하면 글로벌 매출이 4%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시장이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월마트의 지난 분기 미국 동일점포 매출은 1% 늘어나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7.8% 감소한 30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주당 순이익(EPS)은 98센트로 시장 전망인 88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어닝서프라이즈에 월마트 주가는 이날 9.6% 폭등, 지난 2008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대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날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소비자 환경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분기에도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브렛 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분기 그렇게 큰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소비자가 어떻게 돈을 쓰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임금인상과 저유가가 월마트 고객을 돕고 있다”며 낙관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나 월마트 경쟁 상대인 타깃이 주력인 의류와 패션용품 부진으로 고전했던 것과 달리 월마트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음식과 식료품에서 나오고 있다. 빅스 CFO는 또 “월마트의 의류 사업은 매우 좋았다”며 “우리의 의류사업은 다른 경쟁자와 다르다. 우리는 옷에 대해 패션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기에는 여전히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매장 개선 노력과 월마트 주요 고객층인 저소득층의 임금인상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끈 원동력이었다고 WSJ는 풀이했다.
모건스탠리의 사이먼 구트먼 애널리스트는 “월마트의 100만여 명 종업원을 포함해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이 할인유통매장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지난 1분기 저소득층 임금은 4% 올랐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온라인 쇼핑몰에 빼앗긴 고객을 찾고자 종업원 임금을 올리고 매장 디스플레이를 개선했다. 또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나갔다. 지난 분기 월마트 매장을 찾은 고객 수는 전년보다 1.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