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내일 어떻게 될까?

입력 2016-04-04 10:35 수정 2016-04-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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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친구가 나에게 “내일 어떻게 할래?”하고 묻는다면, 별 고민 없이 나는 내일의 계획을 대답할 것이다. “난 오전에 프로젝트 기획안 초안 작성하고 점심 때 옆 사무실 동기하고 식사할 거야.”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대답을 한다. 친구가 다시 묻는다. “내일 어떻게 될까?” 나는 별 이상한 놈 다 있네 하며 친구를 본다. “내일 어떻게 될지 내가 어떻게 알아~ 내일이 오면 알겠지!” 대답하는 것이 이상해진다. 내일 벌어질 일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는가!

질문의 끝에 두 개의 글자만 바꿔서 물었는데 대답은 전혀 다르다. 같은 내일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첫 질문의 대상은 사람이 조절과 조정이 가능하여 주관과 의지에 의해서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 미래이다. 그러나 후자의 질문은 사람이 어떻게 끼어들 수 없는 미지의 미래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나의 노력과 행동이 부차적인 것이 되고, 내일 벌어지는 일에 대해 바로바로 대응하면서 지내야 하는 미래이다. 같은 내일의 미래를 놓고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인식을 한다. 하나는 내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정도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미래, 하나는 지켜보고 바로 그때그때 대응해야 하는 미래이다.

기상청에서 날씨를 예보하면서 가끔은 주변 사람들이 첫 번째 질문 형태로 묻는다. “내일 날씨는 어때?” 내일의 날씨가 만들어 제공되는 것처럼 묻는다. 나는 성실히 내일의 날씨를 알려주고 결과와 평가를 기다리는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그렇게 날씨를 알려준 것이 맞으면 당연한 것이 되고, 틀리면 내가 노력을 덜 해서, 성실하지 못해서 틀리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예보와 빗나가는 내일이 닥치면 그때 그렇게 판단했어야 했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 밀려온다.

그러나 실제로 내일의 날씨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 속해 있으면서 흘러오는 자연의 사건들이다. 어떻게 될지 실제로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도 크다. 마치 “내일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과 같다. 사람이 끼어들 수가 없고, 사람에 의해서 바뀌지 않는다. 단지 지켜보고 어떻게 될지 분석하고 조사해 결과를 알려주며, 기다리는 사람이 된다. 미래와 자연이라는 이중의 불확실한 대상을 잠시 엿보고 나름의 과학적인 수단으로 분석하고 알아보는 것이다. 나는 단지 불확실성이 큰 미래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분석가이자 예측자이다. 그래서 나는 기상예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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