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처별로 재량지출 10% 감축… 절감 재원 일자리에

기재부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정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각 부처별로 재량지출을 10% 감축하도록 초강수를 뒀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별도의 페널티 방안도 강구하는 등 세출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2017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ㆍ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부문이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 지켜야 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박춘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예산 총액을 줄이는 게 아니라 지출을 효율화하는 개념이다”라며 “지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충당하기 어려워 부처 자율적으로 구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마련한 내년 예산편성지침은 지난해에 이어 강도 높은 재정 개혁에 초점을 뒀다.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고 있지만 세입면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복지와 미래 대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세출면에서도 수요가 증대될 것이란 게 기재부의 전망이다.

우선 각 부처는 예산안 편성시 재량지출을 10% 수준으로 줄여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 이로 인해 줄어든 재원은 일자리와 성장잠재력 확충 등 주요 정책에 투자하고, 신규 사업은 부처 자율적으로 절감한 재량지출 총액의 범위내에서 추진해야 한다.

올해 예산은 총지출 약 386조원 중에서 재량지출은 53%에 달하는 200조원이다. 나머지 47%는 의무지출에 해당한다.

기재부는 일자리 사업에서 ‘고용영향 자체평가제’를 도입해 각 부처 일자리 사업의 창출효과를 평가한 뒤 비슷한 사업은 통폐합하고 기존 사업과 유사한 신규 사업은 신설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100억원 이상 보조사업 추진시 사전 적격성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지침에 반영했다. 장기재정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재정건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준칙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선심성 복지사업을 추진하거나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지자체와 교육감에게 재정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한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의무경비 편성 이행장치도 마련한다.

기재부는 예산 지침을31일까지 각 부처에 통보하고 각 부처는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5월 31일까지 기재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부처협의, 국민 의견수렴 등 절차를 거쳐 예산안을 편성,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