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회장, 삼성 래미안 인수설 무성했는데…부인할 수밖에 없는 사정

입력 2016-03-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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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적자전환 여력 부족… 삼성물산도 “내놓을 계획 없다”

정몽진 KCC 회장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KCC는 17일 공식 자료를 통해 ‘삼성물산 국내 건설 및 주택사업 인수설’과 관련해 “국내 건설, 주택 사업 인수 및 합작법인 설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역시 주택사업부문을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KCC의 자회사인 KCC건설이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문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올해 초 다시 불거졌다.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에 삼성물산이 주택부문의 물적분할에 대해 결의하고, 주택부문 지분을 삼성 51%, KCC 49%로 정리한 후 단계적으로 KCC가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시장과 관련 업계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지난해 삼성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급습으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암초를 만나자, KCC가 7000억원에 이르는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전량 인수하면서 백기사로 나선 것도 이 같은 소문을 부추겼다.

사실 소문이 돌 때마다 KCC는 근거 없는 얘기라며 지속적으로 부인해왔다. 하지만 소문이 더욱 힘을 얻자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를 통해 공식 자료를 낸 것이다. 정 회장도 시간이 날 때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을 인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속내를 주변 관계자들에게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CC건설이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재무적 여력이 없다는 점도 주택사업부문 인수설의 근거를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9696억원, 영업손실 935억원, 순손실 8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초라한 사업 성과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건설업계에 비해 높지 않지만 자본총계가 자본금과의 금액폭을 점점 줄여가면서 안정적 재무상태를 보인다고 할 상황도 아니다.

또 건설업계에서 KCC건설이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문을 인수하면 기대하는 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래미안’ 브랜드를, KCC건설은 ‘스위첸’ 브랜드를 각각 갖고 있다. 래미안은 브랜드 가치가 국내 1위로 평가받지만, KCC가 인수할 경우 그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스위첸은 래미안과 비교해 브랜드 가치가 적다고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이 보유하고 있기에 래미안의 가치가 높은 것 아니냐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KCC가 많은 비용을 들여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 무리일 뿐 아니라,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인수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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