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오프라인 기업 글로벌화 전략

입력 2015-12-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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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온라인 기업과 달리 오프라인 제품 기업들의 글로벌화에는 고비용의 유통망 구축이 수반된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제품을 생산 유통하는 한국 중견기업의 글로벌화 전략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사업이란 시장과 제품의 결합이다. 중견기업의 글로벌화 전략도 시장과 제품의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시장 중심의 전략이 글로벌화 전략이라면, 제품 중심의 전략은 다각화 전략이다. 두 가지 모두 결합되면 글로벌 다각화 전략이 되고, 개방 혁신이 뒷받침하면 글로벌 플랫폼 전략이 된다.

국내 틈새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면 매출 수백억 원대의 중견기업이 된다. 그리고 대체로 성장이 정체된다. 통계에 의하면 10년 성장 후 10년 정체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일반적인 성장 형태다. 벽을 깨고 재도약하려면 제품을 다각화하느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느냐 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우선 대표적 실패 시나리오를 보자. 디지털 녹화장비(DVR)를 만들던 M사는 한국 시장에서 제품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미국 시장으로 진출을 결정했다. 50개 주에서 한국의 10배 매출을 목표로 우선 1인 지사를 설립했다. 미국은 1인 지사도 연간 100만 달러가 지출된다. 둘째 해에는 서비스 기술자와 관리직까지 3인 지사가 되면서 200만 달러로 지출이 증가되었다. 결국 3년 만에 5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미국에서 철수한다. 일본의 유통은 외국 기업에는 지옥과 같은 폐쇄적 구조다. 급여를 더 주어도 한국 기업으로 영업사원이 넘어오지 않는다. 결국 일본에서도 300만 달러 적자 후 철수한다. 중국 진출은 초기에는 너무나 달콤하다. 어렵지 않게 영업 실적이 증가한다. 그런데 수금이 되지 않아 철수한다. 결국 미국, 일본, 중국에서 1000만 달러의 막대한 적자를 내고 다시 국내 시장으로 돌아와 제품 다각화로 전략 선회를 한다. 셋업박스도 만들고, 인터넷 중계기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기존 강자들의 장벽을 넘지 못해 사업을 철수한다. 그리고 전체 사업을 접게 되었다.

다윈의 바다를 넘은 글로벌화 성공은 멋지다. 그러나 그 바다에는 수많은 상어떼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공이 글로벌화의 성공을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 고객이 다르고 경쟁 구도가 다르고 20%가 넘는 홈 그라운드의 가격 이점도 없다. 수단과 목적의 균형 감각이 글로벌화의 가장 소중한 요소일 것이다.

위험한 다윈의 바다를 넘기 위해 글로벌 대기업의 활용도 중요한 대안이다. 그런데 한국 대기업들은 국내와 같은 불공정 거래가 문제이고, 글로벌 대기업은 접근 창구가 부재하다. 최종적 대안인 상생형 M&A는 시장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다. 어쩌면 제품 혁신보다 글로벌화가 벤처기업에 더 어려운 과제일 수도 있다. 모두 우리의 숙제다.

일부 중견기업들은 킬러 제품으로 확보한 국내 시장을 활용한 다각화 전략으로 성공하고 있다. 과거의 웅진, 최근의 카카오가 대표적 사례다. 자체 기술로 혁신한 제품도 있으나, 외부와 협력하는 개방혁신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품 다각화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강력한 고객의 충성도가 뒷받침된 사례다. 글로벌화의 부족은 못내 아쉽다.

그러나 중견기업의 지속 성장의 기본 전략은 역시 시장 다각화다. 틈새 제품으로 글로벌화한 기업들을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르고 있다. 유럽의 중심으로서 독일 경제의 핵심이다. 인바디, 아이디스,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대표적 한국의 히든 챔피언이다. 이들은 여러 국가에 영업과 유통망을 갖추는 엄청난 도전을 이겨낸 챔피언이다.

히든 챔피언들이 확보한 글로벌 틈새 시장에 개방혁신으로 제품 다각화가 이루어지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게 된다. 과거 메디슨, 지금의 휴맥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플랫폼 기업은 단일 기업이 아니라 전체 산업 차원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선도 벤처들의 궁극적 미래 전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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