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3월 14일 梅不賣香(매불매향)

입력 2015-03-13 15:18 수정 2015-03-1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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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결코 향기를 팔지 않는다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의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는 한국인의 꽃에 관한 생각과 삶을 집대성한 역저다. 그 책에 의하면 꽃 중에서 우리나라 시가(詩歌)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매화다. 그 다음은 국화이지만 빈도수에서 1위와 2위는 큰 차가 난다. ‘봄 매화, 가을 국화’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수필가 청천 김진섭은 ‘매화찬(梅花讚)’에서 ‘한 시기를 앞서는 선구자의 영혼에 피어나는 꽃’이라고 매화를 찬탄했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고 봄을 알리듯 맨 먼저 피어나니 매화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절조와 선구자의 표상이다.

매화는 꽃이 피어나는 순서, 곧 춘서(春序)의 으뜸이다. 당나라 시인 백낙천은 ‘춘풍(春風)’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봄기운에 정원의 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나고/뒤이어 앵두 살구 복사꽃 오얏꽃이 차례로 핀다./냉이꽃 느릅나무 열매 마을 안에 깊숙하니/또한 말하리라, 봄바람이 나를 위해 불어왔다고.”[春風先發苑中梅 櫻杏桃李次第開 薺花楡莢深村裏 亦道春風爲我來]

매화예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조선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의 ‘야언(野言)’이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제 곡조를 간직하고/매화는 평생 춥게 지내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고/버들가지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매화는 스스로 향기를 팔지 않지만 매화가 피면 사람들이 그 향과 자태를 좇아 몰려든다. 14일부터 22일까지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에서는 광양국제매화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상춘객이 다녀갔다는데, 금년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화를 찾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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