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통화정책 변수로 디플레이션이 급부상하고 있다.
연준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위원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에 주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경제 성장 부진과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이 맞물리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톰슨로이터와 미시간대학이 지난 14일 공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에 따르면, 5~10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연평균 2.6%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2.8%에서 낮아진 것으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정책위원들은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의사록은 “많은 위원이 지난 10월 중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일부 위원은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시작되면 추가적인 동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해외 경제 또는 금융 환경이 추가적으로 악화하면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이 현재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의 침체 불안과 아시아의 저성장 우려 등 글로벌 경제의 부진에 따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에서 해외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며, 달러 가치의 변동에 따른 영향은 완만하다고 의사록은 설명했다.
일부 위원은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발언을 내놔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FOMC에서 ‘상당 기간(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으며, 일부 위원이 주장한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가 정해질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10월 FOMC 의사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 추이와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불확실성이 시장에 혼란을 안겼다고 전했다.
마이클 블록 리노트레이딩파트너스 투자전략가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해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준의 정직함은 높이 평가하지만, 오늘 주식을 보유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경제지표를 주시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은 내년 중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저물가와 글로벌 경제 전망 부진에도 예상대로 연준은 내년 중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주식시장은 내림세로 반응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이날 0.0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0.15%와 0.57%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이틀 동안의 FOMC를 마치고 3차 양적완화의 종료를 선언했으며,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차기 FOMC는 오는 12월 16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