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갈란트 국방장관 경질...후임엔 강경파 카츠

입력 2024-11-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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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최근 몇 달간 신뢰 깨져”
갈란트도 곧바로 소셜미디어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후임에 ‘강경파’ 카츠 외교장관 지명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이스라엘)/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이스라엘)/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을 이끌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그간 가자전쟁,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갈란트 장관을 해임하면서 네타냐후 정권은 한층 더 강경 정책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영상 성명을 내고 “전쟁 중에는 그 어느 때보다 총리와 국방장관 사이에 완전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전쟁 초반 몇 달간은 국방장관 사이에 신뢰가 존재했고 업무에 성과도 거뒀으나 최근 몇 달간에는 신뢰가 깨졌다”고 경질 이유를 밝혔다.

후임에는 ‘안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을 지명했다. 후임 외교장관에는 9월 연립정부에 합류한 우파 정당 ‘새로운 희망’의 기드온 사르 대표를 내정했다.

▲이스라엘 가츠 이스라엘 외무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가츠 외무장관을 지명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가츠 이스라엘 외무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가츠 외무장관을 지명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는 “갈란트와의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지만, 계속 커졌고, 수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중에 알려지게 됐다”면서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은 이 문제가 적에게도 알려졌다는 것이다. 우리의 적들은 이 문제로부터 큰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해당 성명 발표 약 10분 전인 오후 8시께 갈란트 장관을 직접 만나 몇 분간 짧게 대화한 뒤 해임 통지서를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갈란트 장관은 경질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는 항상 내 인생의 사명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해임된 것은 하레디 군 복무 문제, 가자전쟁에서 인질을 계속 방치한 문제, 지난해 10월 하마스 공격 등에 대해 공식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을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전쟁의 우선순위를 하마스 측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구출에 뒀으며 하마스가 어느 정도 소탕됐다고 판단된 뒤에는 휴전을 조건으로 한 인질 석방 협상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생각은 달랐다. 하마스 잔당은 물론 하마스를 지원하는 세력까지 소탕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하레디’로 불리는 초정통파 유대교도의 군 면제 길을 열어주는 입법을 추진했지만, 갈란트 장관이 이에 반대하며 징집을 밀어붙인 것이 경질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정부 시위대가 예수살렘 총리 관저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정부 시위대가 예수살렘 총리 관저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는 지난해에도 갈란트 장관을 경질했다. 하지만 사법개혁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지고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복직시켰다.

갈란트 장관의 해임으로 네타냐후 정권에서 제동을 거는 인물이 사라지게 됐다. 6월에도 네타냐후의 정적인 베니 간츠가 그의 정책에 반기를 들며 전시 내각에서 탈퇴했었다.

인질 가족 단체는 갈란트 장관 해임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 공격으로 현재까지 붙잡혀 있는 인질은 101명이다. 이날 저녁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갈란트 장관의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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