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은행, 4개월 만에 추가 인상…“금리 있는 세계로 한 발 더”

입력 2024-07-31 14:43 수정 2024-07-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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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정책금리 0∼0.1%→0.25% 인상
2008년 12월 이후 15년 7개월 내 최고치
인플레 목표치 2% 27개월째 웃돌아
역사적 엔저 수준도 인상 요인으로 작용
매월 국채 매입 2026년 1분기까지 절반 축소
양적긴축 본격화…2026년 물가 2% 도달 전망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현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로써 일본 단기 정책금리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0.3% 전후)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앞서 일본은행은 3월 회의(-0.1%→0~0.1%)에서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으나, 이후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는 동결했다.

이번 4개월 만의 금리 상향 조정을 예상한 전문가는 10명 중 3명 수준에 그쳤다. 닛케이는 전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퀵(QUICK)이 23∼25일 증권회사, 보험사, 은행 등에 근무하는 채권시장 관계자 123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4%가 7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대체로 일본은행이 7월이 아닌 9월이나 10월에 추가 인상을 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가 ‘금리 있는 세계’로 한 걸음 더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엔화 가치 급락 우려에 따른 공격적인 통화정책 조치다”고 진단했다.

일본은행이 3월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경기를 우상향 기조로 판단한 데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지난달(신선식품 제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6%)까지 27개월 연속 웃돈 것이 배경이 됐다.

역사적인 엔저 수준도 일본은행의 금융 정상화 조치를 뒷받침했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은행은 1999년 제로금리 정책에 돌입해 초저금리 정책을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이러한 장기 완화의 부작용으로 엔저가 발생했고, 올해 4월에는 엔ㆍ달러 환율이 160엔대로 엔화 가치가 1990년 4월 이후 24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이달 10일에는 1986년 12월 이후 37년 반 만에 가장 높은(엔화 가치 하락) 161.65엔까지 치솟았다.

일각에서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결국 BOJ는 인상 조치가 실보다 득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미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차 축소를 예상하고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팔고 있다. 이번 인상 조치로 ‘슈퍼 엔저 시대’는 정점을 통과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세부 계획 발표를 예고한 대로 ‘양적 긴축’도 본격화했다. 일본은행은 장기 국채 매입액을 기존 6조 엔에서 2026년 1분기까지 3조 엔으로 절반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는 예금금리가 오르며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정부 등 공공 부문은 부채 수준이 높음에 따라 재정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아울러 일본은행은 통화정책회의와 별도로 경제전망 수정보고서를 내놓았다. 일본은행은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신선식품 제외 기준) 전망을 2.5%로 지난 4월 발표한 기존 전망(2.8%)보다 0.3%포인트(p) 내렸다.

2025년도와 2026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각각 2.1%와 1.9%로 제시했다. 즉 2026년에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2024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로 기존보다 0.2%p 낮췄다. 2025년도와 2026년도의 성장률은 각각 1.0%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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