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정권 교체’ 영국, 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에 관심 집중

입력 2024-07-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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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경제학자 출신 레이철 리브스 임명
시장·기업 친화적 정책 전망
미국 첫 여성 재무장관 옐런 노선 따를 듯
“영국 재정 뒷받침 부족해 실제 시행 만만치 않을 듯”

▲레이철 리브스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지난주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휘청이는 영국 경제의 새 사령탑이 된 레이철 리브스 신임 재무장관에게 쏠려 있다고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는 5일 취임 후 내각 주요 장관 인선을 발표했는데 리브스는 영국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으로 임명됐다. 영국은 지금까지 3명의 여성 총리를 배출했지만, 재무장관 자리에 여성이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옥스퍼드대학 출신의 리브스는 미국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의 입사 제의를 거절하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을 첫 직장으로 삼아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현 총재가 그의 상사였다고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리브스는 잉글랜드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경제학자로서 거품경제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당시 일본이 신속하게 성장을 촉진하지 못한 것을 장기 경기침체 원인으로 짚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렸다가 경쟁사인 로이즈TSB에 매각된 핼리팩스뱅크오브스코틀랜드(HBOS)에서 2009년까지 근무하고 나서 2010년 정계에 입문했다. 노동당이 좌파이지만 ‘친기업 노선’을 내세우는 가운데 리브스도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으로서 일찍부터 기업과 시장에 친화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닛케이는 “리브스 재무장관은 말투가 강경한 스타일”이라면서 “강한 여성 정치인으로 한때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별명처럼 리브스는 ‘철의 재무장관’ 분위기를 풍긴다”고 평했다.

NYT는 리브스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현대적 공급 측면 경제학’에 영감을 얻어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조금과 감세 정책을 통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 자국에 투자하게 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뤄내는 것이 골자다.

옐런은 미국 첫 여성 재무장관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브스가 옐런의 정책을 따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NYT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옐런 장관은 강력한 인센티브를 시행할 재정적 뒷받침이 있지만 이와 달리 영국의 노동당은 그렇게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돈이 없다”면서 “영국 정부의 부채는 1960년대 초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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