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모사드 공격...중동 확전 본격화

이라크 내 모사드 첩보 본부 미사일 공격
자국군 고위 관료 피살 관련 보복 차원
예멘 후티 반군은 미국 선박 또 공격
이스라엘선 가자지구 공습 놓고 분열 양상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4주기 추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EPA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의 자랑이자 대외 첩보 기관인 모사드를 공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본격적으로 중동 전역에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파르스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이라크 북부 아르빌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모사드 첩보 본부를 공격했다”며 “시설과 반이란 테러 단체를 파괴하는 데 탄도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은 최근 우리 사령관을 순교하도록 한 시온주의 정권의 사악한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며 “우린 순교자들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을 복수할 때까지 공격 작전이 계속될 것임을 우리 국민에게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르빌 공습 외에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이란 내 테러 가해자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혁명수비대가 언급한 순교는 최근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공습해 이란 고위 간부들이 살해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폭발은 여러 곳에서 발생했으며, 미사일은 미국 영사관 인근과 쿠르드족 정보기관에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B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폭격으로 현장에 있던 4명이 숨졌으며, 숨진 이들은 이라크에 주둔 중이던 연합군이나 미군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쿠르드계 방송인 루다우TV가 제공한 동영상에 16일(현지시간) 이란의 공습으로 이라크 내 아르빌 지역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이란 정부는 전날 성명에서 해당 지역에 있는 모사드 첩보 본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아르빌(이라크)/AP연합뉴스

아르빌은 이란 내에서도 쿠르드 자치구에 있는 도시로, 이란 분리주의 단체와 모사드 요원들의 집결지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이란은 과거에도 아르빌을 대상으로 공습한 전력이 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발생했다.

홍해를 지나는 서방 선박들을 공격하다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대규모 공습을 당한 예멘 후티 반군은 재차 반격에 나섰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아덴만을 지나는 미국 기업 선박에 미사일을 공격했다. 피격된 선박 내 사상자는 없었지만, 미군은 후티 반군이 더 큰 공습을 할 것으로 보고 대비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선 가자지구 공습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해 쓴소리를 뱉었다.

갈란트 장관은 “군사작전 종식은 정치적 행위에 기초해야 한다”며 “가자지구 미래에 대한 정치적 우유부단함이 군사작전의 진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은 이스라엘 전쟁에서 강경한 태도를 주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내각 내 극우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가자지구 북부에서의 고강도 작전은 끝났다”며 “가자의 미래 정부는 가자지구에서 성장해야 하고 이곳은 팔레스타인인에 의해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모두에 가자지구를 맡길 수 없다던 네타냐후 정부 논리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다만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필요하다”며 “공격을 멈춘다면 인질들의 운명은 수년간 하마스의 포로 생활 속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