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최소 4명 인준 반대
내각 지명자 추가 사퇴 여부에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장관 후보에 지명한 맷 게이츠(42)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지난 13일 트럼프가 지명한 지 8일 만으로 트럼프 2기 인선 중 첫 낙마 사례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이츠 지명자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제가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팀의 중요한 작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불필요하게 장기화하는 다툼에 낭비할 시간이 없으므로 법무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제자리를 잡고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의 후보자직 사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이츠는 매우 잘하고 있었지만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고, 저는 그를 매우 존중한다“면서 ”맷은 멋진 미래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그가 해낼 모든 위대한 일들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정권 인수팀은 게이츠의 사퇴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이츠 지명자는 미성년 성 매수 의혹 등 도덕성 시비를 묻는 목소리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커지면서 상원 인준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 후보자직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전 의원은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연방 상원의원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수전 콜린스, 존 커티스, 리사 머카우스키 등 최소 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게이츠의 법무장관 취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원 시절 미성년 성 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으며, 법무장관에 지명되자 지난 13일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를 두고 미국 현지 언론은 게이츠가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 결과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어 게이츠가 두 명의 여성에게 성관계 대가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1만 달러(약 1400만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언론 보도로 논란은 더 커졌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윤리위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게이츠 사퇴에 대해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콜린스 상원의원은 “게이츠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게이츠의 사퇴로 과거 성폭행 의혹으로 자질 시비가 일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를 비롯해 다른 지명자들의 거취 여부도 주목된다. 헤그세스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7년 전 성폭행 사건에 대해 부인해왔지만, 피해 여성의 진술이 담긴 경찰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