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국, 7년여 만에 한국 ‘환율관찰대상국’서 제외

입력 2023-11-08 14:41 수정 2023-11-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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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와 함께 제외, 베트남 명단 추가
감시 대상서 탈피, 외환개입 부담 덜어
불황형 흑자가 경상수지 기준 미달로 이어진 점 옥에 티

미국이 환율관찰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2016년 4월 지정된 후 7년여 만이다. 감시 대상에서 벗어난 점은 긍정적이지만, 사실상 경상수지 흑자 축소에 기인한 것이어서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는 남았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발간하고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 오른 국가는 △중국 △독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이다. 이 중 베트남이 새로 추가됐고 기존 명단에 있던 한국과 스위스는 제외됐다.

환율관찰대상국 기준은 △상품과 서비스에서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이다. 이 가운데 2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 3가지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이 된다. 이번 6개국 중 심층분석 대상은 없었다.

재무부는 “보고서 작성 기간 미국 무역 상대국 대부분의 외환 개입은 달러 매도 형태로 이뤄졌다”며 “이는 각국 통화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조작하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스위스는 2015년 제정한 법(무역촉진법)에 따라 2회 연속 3개 기준 가운데 1개만 충족했기 때문에 감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콜로라도 웨스트민스터의 한 은행에서 달러 지폐가 보인다. 웨스트민스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 웨스트민스터의 한 은행에서 달러 지폐가 보인다. 웨스트민스터(미국)/로이터연합뉴스

환율관찰대상국이 됐다고 해서 별도의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의 감시 대상에 들어갈 경우 향후 환율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당국이 쉽게 외환 시장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에 포함됐지만, 직전 보고서부터 대미 무역 흑자만 해당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0.5%로 분석됐다.

현재 한국은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로 흑자를 내는 ‘불황형 흑자’를 겪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9월 경상수지는 54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수출이 전년 대비 2.4% 감소하는 동안 수입은 14.3%나 줄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는 저점을 통과해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반도체 경기와 수출이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는 구체적인 품목과 수요 등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중국을 향해 “외환 개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환율 메커니즘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계속해서 주요 경제국 사이에서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9일부터 이틀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나 환율에 대해 더 논의할 예정이다. 재무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당국자들은 향후 몇 주에 걸쳐 중국 통화정책의 투명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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