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월 6만5000원에 대중교통 무제한...서울시 재정부담 숙제

입력 2023-09-11 16:31 수정 2023-09-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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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 도입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 도입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 내년 출시된다. 승용차 이용률을 낮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요금 부담을 완화해 서민경제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탄소배출과 가계부담 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서울시는 월 6만5000원으로 지하철·버스·따릉이까지 무제한 이용 가능한 ‘기후동행카드’가 내년 하반기 출시된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시청에서 직접 정책 설명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는 교통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전 세계가 기후위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의 복지를 증진하려는 의지가 이름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2004년 기본요금으로 버스·지하철을 환승할 수 있게 한 ‘통합환승요금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시민 편의를 위해 실물카드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 가능하다. 기본요금이 상이한 신분당선은 제외되고,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할 경우도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건 가능하다. 버스는 시내·마을버스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는 서울 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 시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약 763만 톤)에 달한다. 기후동행카드가 도입되면 연간 1만3000대 승용차 이용이 줄고, 3만2000톤의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 주요국들도 대중교통 이용 확산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약 1만20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 실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5월 ‘도이칠란드 티켓(월 49유로)’을 본격 도입했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큰 폭 상승한 가운데 서민 가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약 50만 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과제도 있다.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한다는 취지이지만, 이용이 늘수록 결국 서울시의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 등 운송사업자의 분담이 필요하다고 보는 배경이다. 또한 경기, 인천 등 다른 지자체와의 연계도 절실하다. 오 시장은 “수도권은 교통에 있어 공동 운명체”라며 “경기, 인천이 적극 호응해 함께 시범사업에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 1~5월 시범운영을 거쳐 하반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도입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 등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과도 연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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