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 구현모 유죄 선고에 시선은 ‘KT이사회 배임’ 사건으로

입력 2023-07-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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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쪼개기 후원-KT 이사회 배임, 동전 양면 같은 두 사건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 의혹으로 구현모 전 KT 대표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며 자연스레 관심은 검찰에서 수사 중인 ‘KT이사회 배임’ 의혹에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쪼개기 후원금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려진 만큼 검찰이 사건 수사 속도를 올리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KT 이사회 배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해 말 사건을 배당받은 뒤 올해 초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이후 수사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주요 피의자들 조사만 남겨둔 상황이다.

이 사건은 KT새노조와 시민단체 등이 지난해 11월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사내이사, 강충구‧이강철 사외이사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건이다.

쪼개기 후원금 사건으로 구 전 대표 등 임원들이 재판에 회부되자 미국증권거래소(SEC)는 2022년 2월 KT에 75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불법 후원으로 컴플라이언스 경영(준법경영)에 실패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 전 대표 등의 위법행위로 회사가 75억 원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KT 이사회는 이에 대한 어떤 책임 규명도 하지 않고 경영진에게 배상을 물리기 위한 소송 등 환수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고발의 내용이다.

쪼개기 후원금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5일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KT 이사회 배임 사건 기초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이를 토대로 검찰이 KT 이사회 배임 사건 수사에 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사건의 내용은 특별한 조사나 수사보다는 법리적인 판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후원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유죄 판단을 내린 만큼 검찰은 이사회가 KT에 손해를 끼친 행위를 법률상 배임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만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첫날인 6월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 설치된 KT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구현모 KT 대표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첫날인 6월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 설치된 KT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KT 이사회 배임 사건은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에 배당됐으나 이후 반부패수사3부에 재배당됐다. 반부패수사3부는 주로 정치인들의 권력형 비리 사건 등을 살펴보는 곳이다. 동시에 2019년 KT 후원금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당시 부서명 ‘경제범죄형사부’)한 부서다. 후원금 사건에서 이어지는 이사회 사건까지 한 부서에서 전담하는 셈이다.

다만,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3부는 검찰 내 다른 KT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탓에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도 KT 전현직 임원들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건을 고발한 KT 새노조 측은 “지난해 KT 이사회를 고발한 뒤 검찰은 수사를 끌었고 정치자금법 유죄 판결도 나왔는데 아직도 구현모는 법적으로 대표이사고 박종욱, 강국현 등이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전임 이사진의 책임이 막대하며 범죄자가 여전히 최고 경영진인 상황인 점은 말이 안 된다”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구 전 대표에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것에 항소했다.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공정거래조사부는 KT 전현직 임직원들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구 전 대표 역시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그밖의 피의자 황욱정 KDFS 대표와 KT 본사 임원경영지원실의 상무보 홍모 씨와 부장 이모 씨,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KDFS 전무 김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수사팀은 황 대표 등을 구속시킨 뒤 구 전 대표 등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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