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백서·조국 흑서' 집필진 맞불…김민웅 "언론개혁 절실" vs 김경률 "시민사회 견제·감시 유실"

입력 2020-09-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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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월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월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명 '조국 백서'로 불리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과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경쟁하듯 발간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건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국 백서' 추진위원장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조국 백서'·'조국 흑서'의 집필 이유와 조국 논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민웅 교수는 3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언론이 제대로 했으면 이렇게까지 (조국 백서) 집필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경률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부 진보세력들이 시민사회의 견제·감시기능을 유실시켜버렸다"고 주장했다.

김민웅 교수는 "검찰개혁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었던 촛불 시민들의 역사적 기억을 집단적인 기억으로 정리하자는 것이 책(조국 백서)을 내게 된 배경"이라며 "(조국 사태) 당시 언론이 제대로 했으면 이렇게까지 작업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법조계·언론계 등 기존의 기득권 세력에 포위돼 있다"며 "(기득권 세력은) 정치 개혁을 실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측근에 대해서 뿌리 깊은 적대감을 느끼고 정치개혁을 어떻게든지 좌절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대단히 소중한 민주주의의 정치적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것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는 또다시 어두운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진보세력이 소수의 목소리를 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누구도 어떤 목소리를 압살시키지는 않는다. 그리고 곳곳에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세상 아니겠냐"라며 "('조국 흑서'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서 역사의 변화를 움직이려고 하는 세력을 그렇게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조국 흑서' 집필진인 김경률 대표는 "(일부 진보세력이) 언론개혁, 검찰개혁과 같은 거대 담론을 외치면서 작은 목소리들을 이렇게 압살하는 분위기를 주도한다"며 "작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결단을 해야 하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사회를 만들어버렸다"고 강조했다.

김경률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기득권 세력에 포위돼 있다'는 김민웅 교수의 지적에 대해 "현 정부와 집권당의 내로남불 방식"이라며 "집권 3년 반이 지났고 국회의 절대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약자고 기득권에 둘러싸여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분들의 모든 원인을 남 탓하는 방식으로부터 조국 사태와 같은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현실과 다른 인식들이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조국 백서' 집필진인 최민희 전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은 대한민국의 초엘리트이며 일반 서민들이 보기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만, 불법적인 것은 없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경률 대표는 "반론할 필요를 못 느낀다"라며 "국민의 정서를 아주 민감하게 건드리는,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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