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7일 만에 떠나는 조환익 사장 “한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돼야”

입력 2017-12-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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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임기 마치고 퇴임…"영국 원전 수출 가슴 벅찬 사건"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나주 본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나주 본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2012년 취임해 5년 가까이 한국전력공사를 이끌어 온 조환익 사장이 1817일 만인 8일 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이날 오전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1층 한빛홀에서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 사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조 사장은 한전 직원들이 만든 동영상을 보면서 "제가 저런 동영상의 주인공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마음이 울컥해진다"고 했다.

조 사장은 이임사에서 "모든 일이 시작은 새벽처럼 서서히 밝아오지만, 끝날은 해 떨어지듯 갑작스럽게 오는 것 같다"며 "한전이 '시즌2'를 맞아 새로운 CEO에게 연말까지는 자리를 물려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조 사장은 취임 후 2년간 생전에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시력을 겪었다며 밀양 등 지역주민과의 전력설비 건설 갈등, 2013년 순환 정전, 회사의 적자, 세계에너지총회,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등을 꼽았다.

그는 "하나도 쉬운 게 없었고, 내가 왜 시련을 겪어야 하나, 왜 한전에 와서 이 모든 짐을 다 짊어져야 되는지 하는 생각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고, 오죽하면 책에다 '몸만이라도 건져 나오게 하소서'라는 표현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조 사장은 그 과정에서 한전의 기적을 봤다며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민과의 대화를 시도해 소통했고, 전력난이 있을 때 전 직원을 다 투입해 '절전파도타기 국민 이벤트'를 통해 기적을 불러일으켜 치솟던 전력수요가 꺾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한, 대구세계에너지총회는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행사로 끝마쳤다.

조 사장은 "이제는 업을 바꿔보자, 에너지솔루션플랫폼으로 승부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전 세계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였고, 적극적으로 투자 기업을 유치한 덕분에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에도 속도가 붙어 이제는 스스로 놔둬도 될 만큼의 자생력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전이 선정된 것에 대해 조 사장은 "8년 만에 우리가 원전 수출을 해냈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기술로 제압했다는 건 정말 가슴 벅찬 사건"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한전공대도 잘 만들어야 하고, 이 지역을 세계 최고의 에너지 지식산업 클러스터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한전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에너지생태계를 관리 육성하고 켑코 키즈(KEPCO KIDS)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사업소를 많이 방문하지 않은 것과 오지에 근무하는 직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했던 점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많이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보람 있었다"며 "저는 떠나가고 한전의 OB가 된다. 몸 아프지 말고 마음 아프지 말고, 옆에 동료가 웃으면 왜 웃냐고 같이 웃고, 혼자 우는 사람 있으면 껴안고 같이 울어달라. 고맙고 사랑한다"며 이임사를 마쳤다.

조환익 사장은 한전이 21조 원 규모 영국 원전 사업을 수주했다는 낭보를 전한 직후 퇴임 의사를 밝혔다. 산업부 차관 출신인 조 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을 맡았다.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한전을 흑자로 돌려놓았고, 2015년, 2016년 2년 연속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뛰어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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