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재석과 강호동은 예능의 양대 축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예능 장르가 열렸을 때 지상파 3사는 너나 할 것 없이 이 둘을 잡으려고 혈안이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이 양강 체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강호동이 세금문제로 잠정은퇴를 선언하고 1년간 칩거하는 그 시간 동안 모든 상황이 변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연예인과 정치인은 닮았다. 모두 대중매체에 노출된다는 점이 그렇고, 거기 노출된 이미지로 대중들의 지지를 먹고 산다는 점이 그렇다. 요즘처럼 미디어가 일상화된 시대에는 그래서 연예인과 정치인은 그 역할만 다를 뿐 기능적으로는 비슷한 존재기반을 갖게 된다. 연예인이 특별한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그 방송 이미지에 힘입어 국회의원이 되는 건 그래서...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IMF 이후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면서 지금은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 많이 생기고 있다. 달라진 노동 환경에 직장인들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라며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내용은 현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다. 무한도전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군대 이야기가 식상하다고? 작금의 예능 프로그램들의 사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푸른거탑’은 케이블로서는 2%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면서도 매번 화제를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다. 또 새로 ‘일밤’에서 선보인 ‘진짜 사나이’는 단 2회 만에 9%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일요일 저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공군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대가로 보기에는 가혹한 현실이다.
아이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한 현상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칼럼을 통해 “아이들마저 어른의 세계에 일찍부터 들어와 소비되고 있는 현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프로그램 차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아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었다. 하지만 그때 아이들은 성인들의 무대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만들어냈던 것일 뿐, 온전히 자신들만의 무대에 서지는 못했었다. 이것은 ‘K팝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나이 어린 참가자들이 성인 참가자들과 나란히 오디션...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중에는 정은지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준다. B- 정도, 나머지는 C 다”며 “정은지는 사투리 연기논란이 있지만 대사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응답하라 1997’에서는 정은지가 캐릭터 소화를 잘 했다며 예능작가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가 변화하면서 아이돌이 드라마 속으로...
도대체 방송의 리얼리티라는 건 어느 정도까지의 진짜를 얘기하는 걸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의 대중은 알고 있다. 제 아무리 리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결국은 TV라는 프레임 안에서 보여지는 것이라는 걸 우리는 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건 거기 보여지는 영상이 현실 그대로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선별되어 찍혀진 것이고, 그렇게...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드라마 제작비의 양적경쟁을 만드는 요인은 인건비다. 몇몇 스타들에게 고액의 출연료가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드라마 퀄리티는 떨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은 드라마에서 스토리를 원한다”며 “아이리스2와 ‘7급공무원’ 둘 다 첩보물이지만 다르다”고 했다. 이어 “‘7급 공무원’은 멜로와 코믹을 드라마...
KBS 주말 드라마 ‘내 딸 서영이’의 시청률이 45%를 넘겼다. 물론 자극적인 요소와 상황이 있지만 그렇다고 막장이라고는 할 수 없는 완성도와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내 딸 서영이’는 시청률 50%를 넘기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드라마가 될 가능성도 높다. 어찌 보면 단순한 가족 갈등을 다룬 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드라마가 어떻게 이런 파괴력 있는 결과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레미제라블’의 내용이 사회의 양극화, 경제 민주화를 외치는 사회상과 소재적인 부분에서 맞닿아 있다. 무조건적인 시대상의 반영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이에 공감하는 관객 혹은 독자들이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레미제라블’을 통해 개인적으로...
지난해 최고의 흥행 영화 중 하나인 ‘광해’는 자꾸만 ‘광대’로 읽힌다. 그 영화 속의 주인공이 바로 기방에서 왕을 흉내 내며 웃음을 주는 대가로 살아가는 광대다. 그 광대가 광해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왕을 연기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왕의 역할에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 하지만 광대인 그는 광해 역할을 하면서도 민초의 입장을...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해서 제작돼야 시즌제 드라마고 할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 시즌제를 겨냥하고 기획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작품이 성공하고 시청자들의 요구가 있을 때 후속작을 고려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같은...
올해 10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선 ‘광해’의 흥행에는 분명 현 대선 정국의 영향이 들어있다. 민초를 생각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정치를 펼치는 어찌 보면 이 시대가 원하는 왕에 대한 판타지를 이 영화가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가 직접적으로 대선을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선과 맞물려 새로운 리더십을 희구하는 대중정서를 자극한 것만은 분명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편성시간대를 바꾸는 꼼수로 시청률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뉴스 프로그램은 방송국의 신뢰성에 좌우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MBC 보도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뉴스의 질적인 부분을 개선해서 떠나간 시청자들을 잡을 궁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제 우리 영화도 천만 관객 시대에 접어든 것 같다. 올 여름 성수기에 한국영화인 ‘도둑들’이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고수하고 있던 ‘괴물’의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이제 ‘광해’가 이미 1000만 관객을 넘어 ‘도둑들’의 관객수에 도전하고 있다. 1000만 관객,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올해 5000만 명을 겨우...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후렴구는 처음 미국인들에게는 ‘오픈 콘돔 스타일’로 들렸다고 한다. 물론 인기를 얻고 나서 싸이가 친절하게 그 의미를 제대로 설명해주었다고 하니 지금도 그렇게 들릴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소통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하얀거탑’의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김명민)은 마치 예술가처럼 그려진다. 수술대에서 배를 가르고 외상을 봉합하는 모습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 같다. 하지만 장준혁의 우아함은 환자라는 대상을 하나의 사물처럼 소외시키기도 한다. 장준혁이 그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해외파 의사 노민국(차인표)과 한 환자를 두고 마치 대결하듯 수술을 하는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