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 오후 4시 10분.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총투표 수 299표 중 가 234표, 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표는 ‘촛불’과 함께 2016년의 대한민국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역사적 언표다.
2016년의 대한민국을 읽을 수 있는 단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뿐만이 아니다....
“오늘은 바로 당신이 죽기 이틀 전입니다.” 느닷없이 배달된 죽음 통고를 받고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며 청소, 강아지 돌보기, 정원 정리 등 평소처럼 일하고, 어떤 이는 자녀들을 위해 옷 선물을 사고 고기 굽는 법 등을 담은 동영상을 만든다. 어떤 이는 “아직 스물여섯 살밖에 안 됐는데 이틀 뒤에 죽으면 너무 억울한 거 아니에요”라고 황당해하며 친구를 만나...
“지금 시대가 어떤 때인데 블랙리스트 만들어 창작자들의 창작 의지를 방해할까.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문제는 창작에 있어 자기검열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것들이 작성되고 실질적으로 작동이 됐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폭력이다.”
제작 과정에서 투자 철회 등으로 외압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원전사고를 다룬...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그런 의미가 있죠…”
전인권과 수십만 명이 함께 부른 ‘걱정 말아요 그대’. 그 자체로 감동적인 장관이다. 굳건한 연대다. 간절한 열망이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 농단에...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100만 명의 구호가 늦가을 밤하늘을 날카롭게 가르며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외침을 들으며 병석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에 대한 국민의 절망과 분노의 홍수 속에서 어머니가 떠오른 것은 지난...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을 때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라고 엄중히 질타했다. 지난해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통령의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등장한 ‘아몰랑 대통령’이라는 유행어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허언(虛言)으로 철저히 무시했다.
“정부의 대처...
10월 29일 서울 청계광장.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박근혜 퇴진” “최순실 구속”을 외쳤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어머니가 손에 든 팻말에 ‘이런 나라에서 애들 못 키운다’라는 글귀가 씌어 있다.
‘이런 나라’를 만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에 대한...
수업 출석을 거의 하지 않고 실습도 참가하지 않았다. B학점을 받았다. ‘해도 해도 않되는 망할 새끼들에게 쓰는 수법’ ‘왠만하면 비추함’ 등 비속어와 맞춤법 틀린 표현이 많은 리포트를 제출 시한보다 늦게 냈다. C+ 성적이다. 교수가 수업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학생에 대해 “얘는 F다”라고 수강생들 앞에서 공언했다. 그런데 당당히 3학점을 취득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사람으로 불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야/ 영원히 금지될 수 있을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1981년이었다. 자유와 민주화를 외치던 선배, 동기들을 짐승처럼 끌고 가던 경찰의 모습에 분노하고, 책을 읽지 못하게 하고 노래마저 부르지 못하게 한 야만의 금지 리스트에...
“저 구름에 달빛에 내 마음 보일까/ 빛바랜 담장 아래 나 숨어봅니다/ …그리워 그리워서 더는 못 잊을 사람/ 눈물이 가슴이 그댈 부르고 있어/ 사랑해 사랑해서 더는 못 보낼 사람/그대 뒤에서 갈 곳을 잃어/ 나 울고만 있어 그대…” 애절한 드라마 OST ‘그리워 그리워서’가 흐른다.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거든. 그러니 내 곁에 있어라.” 왕세자...
TV 화면 상단의 ‘하버드대생’이라는 자막이 눈에 들어온다. “기본 소리 내는 것조차 안 된다”라는 한 심사위원의 말처럼 미국 하버드대 학생 출연자의 노래 실력은 형편없었다. 방송에서 소개할 만한 출연자였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엠넷 ‘2016 슈퍼스타K’다.
그가 방송에 소개된 것은 ‘하버드대생’이라는 학벌로...
산이, 도끼, 더 콰이엇, 치타, 비와이, 보이비…. 요즘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힙합(Hip hop) 뮤지션이다. ‘데이 데이’ ‘포에버’ ‘호랑나비’ ‘맘 편히’…. 멜론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인기가 높은 힙합곡이다. ‘쇼 미 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는 힙합 프로그램이다.
비주류 음악이던 힙합이 대세로 떠올랐다. 힙합...
“월터 크롱카이트는 한밤중 30분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올림포스 신전에서 땅에 내려온 신화 속 인물이다. 시청자들은 그를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미국 CBS ‘이브닝 뉴스’를 1962년부터 1981년까지 이끈 전설적 방송인 월터 크롱카이트에 대한 ‘보도 뉴스의 마술사 앵커맨’ 저자 로버트 골드버그의 헌사다.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서 진실된 언어와 진정성 있는...
‘Better Late than Never’. 미국 NBC가 8월 23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여행 리얼리티쇼 프로그램 제목이다. 첫 방송부터 열띤 반응이다. 시청률 1%(시청자 800만 명)를 기록하며 CBS, ABC, FOX 등 미국 지상파 채널 중 같은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Better Late than Never’는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포맷을 수입해 리메이크한 것이다. 1970년대 시트콤 ‘해피 데이스’...
그들은 우리를 웃기기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고 백치가 된다. 눈물 나도록 웃게 하려고 엉덩이를 차이고 몽둥이로 얻어맞고 케이크를 뒤집어쓴다. 그들의 이름은 코미디언. 그래서일까.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코미디언은 사람들을 정화하기 위해 고통의 짐을 지는 영웅”이라고 했다.
삶이 고달픈 서민과 현실이 팍팍한 대중에게 웃음을 주고자 기꺼이...
KBS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김우빈, 수지의 중국 팬 미팅이 취소됐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국 상하이 공연이 무산됐다. 중국 드라마 ‘상애천사천년(相愛穿梭千年)2’ 촬영 중인 유인나의 하차설이 제기됐다. SM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간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출처불명의 중국 활동 제한 한류스타 블랙리스트가 나돈다....
영화가 끝났다.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좀체 움직이지 않는다. 가슴이 먹먹하다. 시선은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향한다. “유가족 되게 해주세요!” 2년 넘게 바닷속에 있는 단원고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의 절규가 가슴을 다시 파고든다.
“저 안에 사람이 있어요!” “만약 제 남편이 살아 있으면 미안하지 않으시겠어요?”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금메달입니다. 금메달! 금메달!” 목이 터지라고 외친다. “안타깝네요.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 목소리가 힘없이 가라앉는다. 금메달 획득과 메달 실패에 대한 TV 캐스터 반응은 하늘과 땅이다. 6일(한국시간) 막이 오른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열전은 22일까지 펼쳐진다.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가 TV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를 통해 시시각각 전달된다. 물론...
“다시 커질지도 모를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 끝에 결국 정형돈 씨의 뜻대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예능 스타 정형돈이 MBC ‘무한도전’ 하차를 결정했다. 복귀를 간절히 바랐던 수많은 팬은 아쉬워했다. 정형돈의 하차가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스타 산업의 이면을 직시하게 한다.
‘‘태양의...
학교 다닐 때 ‘결손 가정’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교사들을 적지 않게 만났다. 그 단어에 상처받는 학생들이 많았다. 신문 등 언론도, 우리 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자녀들이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잘 자라는데도 이 가정은 아버지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사와 이웃, 그리고 언론에 의해 결손 가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