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봄은 여인의 옷차림에서 온다지만, 농촌의 봄은 물오른 과일 나무의 꽃망울에서부터 오는 듯하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도 어느새 포슬포슬해지기 시작했고 와중에 잡초들 기지개 켜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요즘 우리 집 블루베리 농장에선 가지치기가 한창이다. 주변 복숭아 밭이나 배나무 밭 중엔 이미 가지치기를 끝낸 곳도 종종 눈에 뜨인다. 열매 수확한...
우리가 겨우내 몸을 웅크린 채 칩거하는 동안 숲속 식물들은 한파 속에서도 잎눈을 틔우고 꽃망울을 터뜨릴 시기를 엿본다.
봄은 달콤함에 견주자면 겨울은 악랄한 심술로 가득한 계절이다. 겨울마다 내면으로 침잠해서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겨울에 자주 여름날의 석양을 상상한다. 그러면 겨울에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도 견딜 만하다. 나는...
꽃망울은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봉오리를 뜻한다. 콧방울은 ‘망울’보다 ‘방울’ 모양을 근거로 내세운 세력이 더 커 표준어가 되었다. 그러니 ‘콧망울’은 쓰지 말아야 한다. 말에도 세력이 있어 약한 말은 밀리는 법이다.
‘콧볼’ 역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지만 표준어에 오르지 못했다. ‘코+볼’ 형태에 사이시옷을 넣는 등 어법에 잘 맞고 어감도 예쁜...
여기저기 꽃망울이 터지니 꽃향기가 손에 잡힐 듯 꽃내음이 눈에 보일 듯한 것이, 예순을 앞둔 나이에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믿거나 말거나, 오래전 연세대 면접시험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네. 내 마음 싱숭생숭하네.” 이 구절을 영어로 번역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앞부분은 대부분의 면접자가 “Winter has gone, spring has come”...
완연한 봄 날씨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전국 방방곡곡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봄꽃의 상징인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거리를 걸으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싶다면, 혹은 봄맞이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열흘간의 축제가 벌어지는 경남 진해와 제주로 떠나 보는 것이 좋겠다. 두 지역은 따뜻한 남쪽 기운을 머금고 벚꽃이 가장 일찍 피는 데다 숨은 명소들이 많아...
우리 아파트에도 라일락 꽃망울들이 콩알만 한 주먹을 펴고 보랏빛 향을 자랑하고 있다. 라일락이 필 때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라틴곡 ‘베사메무초(Besame mucho)’이다. “베사메 베사메무초 고요한 그날 밤 리라꽃 지던 밤에/ 베사메 베사메무초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고교 시절, 성악가 출신 가수 고(故) 현인 씨의 독특한 창법을 따라 턱을 부르르 떨며...
진해의 벚꽃은 지난달 21일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경화역, 중원로터리, 제황산 공원 등 벚꽃 군락지에서 꽃향기를 뽐내고 있다. 벚꽃은 보통 만개 후 4~5일 지나면 꽃잎을 떨구기 시작한다. 따라서 창원시는 4월 4일 무렵까지 진해의 벚꽃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창원기상대는 "벚나무 한 그루에서 80% 이상 꽃이 피었을 때를 '만발'로 보는데...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노글노글 풀리고 곳곳에서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동네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분주해지면서 마음 또한 덩달아 조바심치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트랙터로 밭 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밭에 널린 잔솔가지에 풀더미 긁어 태우는 손길이 바빠지더니, 곧이어 퀴퀴한 거름 냄새가 온 마을을 뒤덮는다. 꽃망울이 맺히는 걸 보며 ‘봄이 왔구나’...
매서운 겨울바람을 버티고 난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노란 빛깔의 산수유꽃은 멀리서 보면 개나리로 착각하기 쉽지만, 꽃잎의 길이가 2㎜가량으로 확연히 작은 편이다. 꽃송이 자체가 수려하진 않아도, 수천 그루가 무리를 지으면 장관이다.
이 축제에서는 산수유 꽃으로 만든 차, 술, 음식 등을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 체험 행사, 불꽃놀이 등이...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서울 낮 기온이 33도, 대구가 34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인 24일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에 화사하게 핀 배롱나무꽃들이 깊어가는 여름의 정취를 전하고 있다. 백일동안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해 목백일홍으로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꽃망울을 터트린다. 신태현 기자 holjj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