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수상한' 엔씨소프트 지분 매수

0.4% 추가해 15.08% 확보…"투자목적"이라지만 적대적 M&A도 가능

게임업체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추가매입하면서 두 회사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8일 엔씨소프트 주식 0.4%(8만8806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14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주당 매입가격은 13만610원으로, 총 투자금액은 115억9895만원이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넥슨 일본법인이 매입한 지분 14.68%를 포함해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해 엔씨소프트의 특수 관계인에 추가됐다.

넥슨 측은 엔씨소프트 주식 매입에 대해 “엔씨의 최대 주주로 주가를 꾸준히 지켜봐 왔다”며 “최근 엔씨 주가수준은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크게 낮다고 판단해, 장내 매입 방식으로 추가 취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식전문가들은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2012년 주식 매입 당시 25만원대에서 현재 13만원대로 급락하자, 주가 방어를 위해 추가 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넥슨의 주식 매입에 엔씨소프트 측은 사전 조율된 바 없다며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엔씨소프트 윤진원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넥슨의 엔씨소프트 주식 매입은) 넥슨이 공시한대로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지분 매입에 대해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엔씨소프트 주식은 김택진 대표(9.98%), 엔씨소프트(8.93%)를 더할 경우 18.91%다. 하지만 넥슨이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 15%를 넘어서면서 일부 우호 지분만 확보할 경우 적대적 M&A까지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부재와 중국에 진출한 타이틀의 흥행부진이 겹치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5월 29일 주가는 16만3500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 8일에는 12만2000원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에 분노한 주주들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물러나라’는 카페를 만들고 오는 26일 엔씨소프트 판교사옥에서 집회까지 예정하고 있다.

카페 매니저인 최모 씨는 “주가 하락과 관련해 진행했던 간담회 당시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주식하락에 대해 사측의 대응 방안을 요구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아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폭락하자 회사가 주가 하락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대응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