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홀, 왜 코오롱유화 찍었나

입력 2006-09-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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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계투자회사인 헌터홀인베스트먼트가 코오롱유화의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후, 코오롱유화가 연일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본지 9월15일자 '헌터홀, '제2의 장하성펀드'로 돌변' 기사 참조)

헌터홀이 특히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란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는 '제2의 장하성펀드'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이 다분히 존재한다.

코오롱유화를 비롯해 한국제지 등 헌터홀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상장 주식들이 대부분 중소형 저평가 자산주라는 것을 고려하면 '제2의 장하성펀드'로 손색이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주가흐름도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 지분을 매입한 이후의 흐름과 비슷하게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헌터홀의 코오롱지분 매입 행보와 경영참가 선언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는 연말배당 확대나 주가 부양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터홀은 지난 코오롱유화의 지분 0.31%(2만9290주)를 장내 매입, 지분율이 5.68%(52만8180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헌터홀은 지난 2005년 5월부터 단순투자목적으로 코오롱유화 지분 5.37%(49만8890주)를 보유해 왔던 투자사.

하지만 헌터홀은 1년만에 이번에 지분매입 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면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왜 코오롱을 찍었나

헌터홀은 코오롱유화 외에도 웅진씽크빅(15.97%) 삼천리(8.53%) 아세아시멘트(7.02%) 한국제지(6.25%) 등을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국제지 관계자는 "헌터홀은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투자하는 펀드로 좋은 이미지을 가지고 있다"며 "1년에 1~2회씩 회사를 방문하지만 특별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헌터홀은 다른 투자기업과 마찬가지로 코오롱유화에 대해서도 지난해 5월 지분을 최초 취득한 이후 지금까지 서너차례 회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와관련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회사를 탐방하는 수준이었다"며 "이번 경영참여 선언에 대해서는 사전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헌터홀은 왜 다수의 투자기업 중에서 코오롱유화를 타깃으로 삼아 경영참여를 선언했을까.

우선 코오롱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웅열 회장(17.43%)과 아버지인 이동찬 명예회장(3.08%)을 포함한 오너 친인척들이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코오롱의 지분 20.56% 보유하며 정점에 서있다.

코오롱 오너 일가는 이를 통해 코오롱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코오롱유화(42.5%) FNC코오롱(24.85%) 코오롱건설(14.88%) 코오롱글로텍(48.59%) 등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헌터홀이 경영참가를 선언한 코오롱유화의 경우, 최대주주인 코오롱(42.52%)에 비해 그룹 오너인 이웅열 회장(0.97%)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증권가에서는 이와관련, 코오롱유화가 자산대비 저평가된 종목인 동시에 그룹 관련 악재로 주가 부진을 경험하는 등 그룹리스크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오롱유화는 올해 PBR이 1배 안팎으로 예상되는 저평가 종목"이라며 "작년말 제기됐던 코오롱그룹의 자금악화설이 현재는 우려가 사라졌지만, 당시 하락한 주가는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적 목적은 주가 부양(?)

그러나 이보다는 최근 장하성펀드 등 지배구조개선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에 편승해 주가 부양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현재는 우세한 편이다.

헌터홀은 지난 15일 돌연 경영참여를 선언했지만, 실제로 이들이 코오롱유화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올해 4월21일 6090주를 사들인 것이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헌터홀은 마지막 지분 매입 이후 5개월이 지난 후에 지분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것이다.

헌터홀은 오히려 삼천리의 주식을 단순투자목적으로 추가 매입했다. 정작 경영참여를 선언하고서도 매입한 종목은 따로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코오롱유화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지분 매입 없이 보유목적만 '경영참여'로 바꾼 것은 다분히 주가 부양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4분기를 앞두고 시기적으로 연말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배당 확대를 요구하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유화의 배당성행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노린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올해 코오롱의 이익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헌터홀이 배당확대를 충분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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