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그로스, 핌코 떠났다...7000억 달러 빠진다?

입력 2014-09-29 00:06 수정 2014-09-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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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너스로 이동...국채 금리 상승하는 등 시장 ‘출렁’

‘채권왕’ 빌 그로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핌코) 공동 창업자가 사임하면서 2조 달러(약 209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행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로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신이 공동 설립한 핌코를 떠나, 재너스캐피털그룹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해지고 복잡해진 조직을 떠날 것”이라면서 “채권 투자에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스는 “재너스를 택한 것은 딕 웨일 최고경영자(CEO)와의 오랜 인연과 함께 고객 자산 관리에 역량을 쏟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9일부터 재너스에서 근무하며, 최근 출범한 재너스글로벌언컨스트레인드본드펀드(JGUBF)의 운용을 맡을 계획이다.

웨일과 그로스는 오랜 기간 핌코에서 호흡을 맞췄다. 웨일은 지난 1996년부터 2010년까지 핌코에서 근무했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뒤 재너스로 옮겼다. 지난 6월 기준 재너스의 운용 자산 규모는 1780억 달러였다. 이는 핌코가 보유한 총 1조9700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채권 강세론자’로 유명한 그로스가 핌코를 떠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말 한마디로 채권시장을 좌우한 그로스의 사임으로 핌코의 투자전략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이는 자금 이탈로 이어지면서 결국 채권시장 전체에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샌포드번스타인은 그로스 사임으로 핌코의 자산 중 3분의 1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7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그로스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요동쳤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bp=0.01%P) 상승한 2.53%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4bp 이상 치솟기도 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그로스의 합류 소식이 전해진 재너스의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3% 폭등한 15.89달러에 마감했다. 핌코를 소유한 알리안츠의 주가는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6% 넘게 빠졌다.

올해 70세를 맞은 그로스는 지난 30년간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한 인물이다. 그로스는 지난 1971년 핌코를 공동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펀드기관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사임 직전까지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운영했던 핌코토털리턴펀드의 운용자산은 2220억 달러에 달한다.

핌코는 그러나 오랜 파트너였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CEO가 그로스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등 최근 내홍을 겪었다. 수익률을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로스가 운영하는 펀드에서는 16개월 연속 환매가 이어졌다. 환매 규모는 640억 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핌코토털펀드의 과대 계상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 그로스가 핌코를 떠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사실상 경질과 다름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핌코는 이와 관련 회사의 부정행위는 없다는 입장이다.

더글러스 호지 핌코 CEO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핌코의 고객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오늘날 핌코를 있게 해준 빌에게 감사한다”면서도 “최근 핌코의 미래에 대해 경영진과 빌 사이에 펀더멘털적인 차이가 존재했다”라고 밝혔다.

그로스의 후임으로는 대니얼 이바스킨 부CIO가 임명됐다. 이바스킨이 운용하는 펀드는 올 들어 7.69%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업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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