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이 이달 말 시한부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는 16일 중구 다동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30일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6개 금융공기업 수도권 조합원이 시한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은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공공부문의 과다부채와 방만경영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으로 추진해 왔지만 실제로는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복지혜택 축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정부는 정책수행과 재정수입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금융공기업들에 대해서는 획일적 기준에 의한 정상화대책 추진을 중단하고 노정 및 노사 간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매년 1조원 정도의 흑자를 냈으며 최근 5년간 약 1조원의 이익을 정부에 배당했다. 이는 전체 정부 출자기관 배당수입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산업은행 역시 12년 연속 연평균 1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8000억이 넘는 정부 배당으로 재정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노조는 “공공기관 과다부채 및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취지에 공감하며 복지축소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할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육아·불임휴직, 단체보험 등 정부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복지혜택의 축소를 제외한다면 노정 및 노사 대화를 통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이러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는 10월 10일에는 전면 파업을 벌여 정부의 정책금융 업무를 중단시키고 11월 이후에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관치금융 철폐 및 낙하산 인사 저지 △금융산업 재편 등 구조조정 분쇄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분쇄 및 복지축소 저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4일 하루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다만 파업 참가율이 높지 않아 은행 영업점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