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저축은행업 진출 ‘초읽기’

입력 2006-09-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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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도 현대차서 한국ㆍ진흥저축은행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자회사인 현대캐피탈이 한때 업계 1위 저축은행이었던 HK저축은행의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4일 MBK파트너스와 함께 HK저축은행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HK저축은행의 지분 58.4%(1174억원)를 공동 인수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증자 후 지분율은 802억원을 투자하는 MBK파트너스가 39.9%, 372억원을 투입하는 현대캐피탈이 18.5%로 맞춰진다. 투자가 끝나게 되면 현대캐피탈은 HK저축은행의 2대주주가 된다.

현대캐피탈은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HK저축은행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통해 미래 투자가치 극대화가 지분 인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 함께 현대캐피탈·현대카드 고객에 대한 교차판매 및 경영자문을 통한 부대수익 효과도 부가적으로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최근 국내외 펀드가 한국 금융업체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 보유하고 있는 마케팅·리스크관리·경영 및 재무전략 등 금융사업에 관한 경영컨설팅 제공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해왔다. MBK파트너스의 HK저축은행 인수는 첫번째 사례로 이뤄진 것으로, 현대캐피탈 자체적인 시너지도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투자가치 면에서 이미 어느 정도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투자계획이 알려진 지난 8월 24일 HK저축은행의 주가는 4900원이었다. 공동 인수 발표를 하던 4일 HK저축은행은 상한가까지 올라 5940원으로 끝냈다. 9월 8일 종가는 6230원으로 영업일 기준으로 10여일만에 27%나 올랐다.

HK저축은행 인수에는 MBK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재무적 파트너로 현대캐피탈을 선택한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캐피탈이 먼저 HK저축은행 주주들에게 인수의사를 타진했고, 공동투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MBK가 현대캐피탈과 GE에 의사를 타진 공동 인수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오고도 있다.

MBK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아직은 규제에 묶여있는 HK저축은행을 지속적으로 경영하지는 않고 일정기간 투자수익이 발생하면 되팔아 수익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 투자자와 파트너 제휴가 필요했고, 관심을 보인 현대캐피탈이 그 파트너로 결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현대차그룹의 저축은행 투자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0년 코미트금고(현 한국저축은행)과 자회사인 진흥금고(현 진흥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했다.

현대차는 43만3188주를 매입, 당시 진흥금고의 지분은 8.85%로 2대주주로 있었다. 그러나 진흥금고가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하면서 참여하지 않아 현재는 2.28%로 지분율이 떨어졌다.

또한 한국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지난 6월까지 56만9283주(지분율 8.13%)를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일부를 정리 지분율이 4.69%까지 떨어졌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이들 저축은행에 출자할 때, 인수가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현대차도 투자차원이라고 밝혔고, 결과론적으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회사는 다르지만 또 다시 그룹 계열사에서 저축은행 투자에 나서 2대주주로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저축은행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 차원이 아니라 향후 자회사로 편입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외 신뢰도가 향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식적으로는 MBK가 경영을 맡고 현대캐피탈은 재무 파트너로만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MBK는 그 성격상 경영 수행 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금적 특성상 장기적으로 HK저축은행을 보유할 가능성도 적다.

따라서 MBK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 지분을 정리할 때 그 지분은 현대캐피탈이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 한국저축은행에 처음으로 지분을 투자한 이래 수신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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