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vs 직장인] 긴 구직활동에 없던 병 생겨… “비정규직이라도 제발”

입력 2014-08-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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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 평균 소요기간 1년에 고용형태 뒷전 “일단 경력 쌓고 보자”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취직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1년 반이 다 되어가도록 취준생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는 건 생각도 안 한다. 회사가 어디든, 비정규직이든 회사만 들어가고 싶다.” - 취준생 K씨

“면접만 50번 가까이 본 것 같다. 이제는 면접에 통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부터 지역과 학교 등을 비하하는 발언도 더러 있었던 것 같다. 입사가 갈수록 막막하다.” - 취준생 C씨

취업을 준비하는 일명 취준생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한 수순처럼 취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입사의 문턱은 너무 높기만 하다는 것이 취준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15세에서 29세의 청년층 임금근로자 377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약 12개월에 이르고 있다. 첫 취업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처럼 소요되는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 10명 가운데 7명 정도는 고용 형태보다는 무조건적으로 취업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구직자 4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6.7%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려는 이유로는 ‘고용 형태보다는 취업이 더 급해서’라는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력을 쌓을 수 있어서 31.5%,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있어서 20.8%, 그리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나 간섭을 덜 받을 수 있어서 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취준생, 구직기간 느끼는 압박 1위는?

그렇다면 취준생들은 취업에 대해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있을까.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신입 구직자 683명을 대상으로 ‘구직활동 중 압박감을 느끼는지’를 조사한 결과 무려 91.7%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62.5%는 ‘구직활동을 얼마나 길게 할지 아득하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 뒤를 이어 ‘남들에 비해 항상 부족한 것 같음’(59.4%), ‘어디든 지원해야 할 것 같음’(59.3%), ‘지원 전부터 탈락할 것 같아 불안함’(47.9%)이라고 답했다.

또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으로는 ‘스펙 등 보유역량 부족’(32%)을 첫 번째로 꼽았고, 이어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 분위기’(16%), ‘자신감 부족’(15.8%), ‘잦은 탈락 경험’(14.2%), ‘주위로부터의 기대감’(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 압박감의 영향으로는 ‘자꾸 공포를 가지게 된다’(55.9%, 복수응답), ‘무의미한 묻지마 지원을 한다’(35%), ‘자기소개서 등 작성에 집중하지 못한다’(33.5%), ‘어차피 안될 것 같아 준비를 소홀히 한다’(27.2%), ‘스펙에 대한 욕심이 커진다’(24.8%)고 응답했다.

고용불안과 취업난은 구직자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 이는 주위의 관심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민한 시기이다 보니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 다반사다. 혹여 누군가 “요즘 뭐하고 지내”라고 묻기라도 하면 “제발 묻지 마라. 나 아프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구직자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신입 구직자 6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구직자들은 ‘요즘 뭐하고 지내?’(25%)라는 말에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취업은 했어?’라며 취업 여부를 직접적으로 묻는 말(16.4%), ‘그냥 아무 곳이나 들어가’라며 무시하는 말(15.8%), ‘OO는 OO기업에 합격했던데’라는 등의 남과 비교하는 말(13.5%), ‘올해 안에는 해야지?’라면서 취업을 재촉하는 말(10.5%) 등의 순이었다.

이 때문일까. 구직자 71.3%는 ‘남에게 상처받는 말을 듣기 싫어 일부러 만남이나 대화를 피한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69.6%는 ‘상대가 좋은 뜻으로 한 것 같은 말에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구직자들이 힘들 때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무엇일까. 말 그대로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설문에 응답한 구직자들은 ‘걱정 마, 분명 기회가 찾아올 거야’와 같은 희망적인 말(20.9%)을 들었을 때 가장 위로가 된다고 답했다.

이어 ‘너뿐만 아니라 다들 어려워하는 것 같더라’라면서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말(20.3%), ‘너는 충분히 좋은 데 들어갈 능력이 있어’라는 칭찬의 말(16%), ‘네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해’라고 용기를 주는 말(15.7%)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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