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정원 직원 무죄
국가정보원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정원 직원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10일 국가정보원 댓글 활동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직원 김상욱(51)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국정원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현직 팀장을 사칭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와 내부 정보를 국정원장 허가 없이 외부에 유출한 혐의(국정원직원법 위반)를 원심과 달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당직실 직원이 피고인에게 심리전단 직원 주소 등을 알려준 것은 사적 호의에 의한 것이었을 뿐 위계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 당시 국정원에서 퇴직한 피고인이 국가 안보와 관련한 중요 정보가 아닌 사실을 국정원장 허가 없이 공표했다고 해서 국정원직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퇴직한 국정원 직원에게까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국정원장의 허가를 요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재판부는 김씨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국정원 댓글 활동을 유출해 선거 운동 기획에 참여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뒤 “인권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국정원과 일부 정치 검찰의 일탈 행위를 바로잡은 것으로 본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 대한 국민 관심도 계속 꺼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