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빠르면 26일 자율협약 신청…구조조정 골든타임 놓쳐 책임론 제기

입력 2014-06-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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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동부제철이 산업은행의 요청에 따라 이르면 26일 자율협약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동부제철 패키지 딜이 무산됨에 따라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제철은 이르면 26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산업은행이 나머지 채권단의 동의를 거쳐 내달 초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9월 말까지 동부제철의 실사를 거쳐 10월부터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일괄매각이 포스코의 인수 포기로 무산되면서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기대감이 우려로 뒤바뀌고 있다. 동부그룹의 비금융 계열사가 모두 자율협약이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등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채권단 "김 회장 버티기가 사태 악화 초래" = 동부제철이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예고하면서 동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급기야 금융권에선 제철·반도체 등 제조업 계열과 보험·증권 등 금융계열 두 축이 있는 동부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김 회장과 홍 회장은 막판 회동을 통해 의견 조율에 들어갔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회동의 핵심은 김 회장 아들(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갖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13.29%)의 추가 담보 제공이었다. 시가를 고려하면 2500억원 정도 추가 담보 제공이 가능하지만 김 회장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라도 금융계열사 경영권은 확실히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이 지분을 내놓지 않아 동부제철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다.

동부그룹 측은 제조업(비금융 계열사)과 금융업 부문간에 지분관계가 거의 없어 김남호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과 김 부장은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동부화재 지분 7.86%와 14.0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이 당초 그룹 재무개선을 위해 내놓기로 한 동부화재 지분의 용도를 놓고도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계획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제철의 유상증자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동부인베스트먼트에 증자하지 않으면 동부하이텍과 동부팜한농의 경영권이 위기를 겪는다며 동부인베스트먼트 증자에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산업은행 측은 지배권 강화 의도일 뿐이라는 지적하고 있다.

◇ 산업은행, 구조조정 실패 책임론 급부상 = 일방적으로 동부그룹을 몰아 붙여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산업은행에 대한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동부그룹 입장에선 갈 길 바쁜 상황에서 시간만 허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사실 산업은행은 동부의 견해는 반영될 틈조차 주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지난 2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의 개별 매각 방침에서 패키지 매각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어 3월에 포스코에 동부제철 패키지를 인수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수의계약일 뿐만 아니라 인수자금의 상당부분을 산업은행이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제시했다. 동부그룹은 경쟁을 통해 매각가를 높히는 게 유리해 매각 방식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이에 동부그룹 측은 "당초 실효성 있는 매각 방법으로 인수 희망자를 찾아 개별 매각을 단행했으면 새 주인을 찾았을 수 있었다"며 "지금처럼 자구계획안 이행 속도가 늦다는 얘기를 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에 자율성을 주지 않은 채 포스코에 끌려다니다, 결국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반면 산업은행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류 부행장은 “동부측에선 중국 철강업체들이 참여할 것이란 생각으로 개별 경쟁입찰을 요구했다”면서“하지만 시장을 태핑해 보니 잠재 매수자가 없어 경쟁입찰이 성립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포스코 실사 과정에서 데이터룸 개방했지만 (언론에 알려진)중국 철강업체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측은 설사 잠재 매수 후보가 있었더라도 경쟁입찰은 시간이 오래 걸려 동부제철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동부그룹이 인수합병(M&A) 중개업체를 통해 인천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을 파악하기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선 결과, 중국 바오산 철강과 대만의 차이나스틸 등 중국·대만의 5~6개 업체가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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