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T 회사에 뒤통수 맞은 대한민국 대표은행

입력 2014-06-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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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사외이사들, IBM 공정위에 신고…조사결과 따라 경영진 리더십 치명타

“한국IBM이 국민은행을 점점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한국IBM에 대한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일련의 내분 사태가 한국IBM 대표가 이건호 행장에게 보낸 이메일 한 통에서 시작됐다는 지적과 함께 은행권 맏형으로 불리던 국민은행이 IT기업에 놀아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 등 경영진의 반대에도 23일 임시 이사회를 강행해 한국I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임시 이사회 개최와 안건 상정은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은 물론 임원진의 관여를 철저히 배제한 채 추진됐다. 경영진이 아닌 사외이사들이 경영 안건을 이사회에 직접 상정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체 이사 10명 중 6명을 차지하는 사외이사들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통과됐다.

이로써 국민은행 내분 사태는 자체 진화라는 기대가 물거품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금융당국에 이어 공정위까지 개입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사외이사들이 한국IBM을 앞세워 이 행장과 흔들리는 국민은행의 목줄을 더 세게 조이고 있는 셈이다.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 박지우 부행장 등은 한국IBM에 대한 제소가 은행에 미치는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이 행장은 “이사회의 판단과 내 판단은 달랐다”며“한국IBM을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해서 은행이 얻는 실익이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결론이 어떤 쪽으로 나든 이 행장의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향후 내부 경영 판단에 있어 경영진을 배제한 사외이사들의 결정이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오는 26일 금융감독원의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제재를 확정하고, 어느 한쪽이 물러나야 이번 갈등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은행은 내홍에 휩싸였지만 한국IBM은 실익을 챙기게 됐다. 국민은행은 현재 사용 중인 메인프레임 시스템이 2015년 7월 계약이 만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30일 사업이 시작돼야 한다. 국민은행은 현재 전환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26일 금감원 제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제재 결과가 나온 후 4일 이내로 계약을 못하면 한국IBM에서 제시하는 높은 가격으로 재계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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