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럼타워 매각 위기에 몰린 장세주 회장, 더 아픈 사연

입력 2014-06-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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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왜 짓나”선대 故 장상태 명예회장 지론… 신사옥 준공 4년 만에 채권단과 ‘매각’ 논의

“사옥 짓는 데 왜 돈을 들이나. 그럴 돈 있으면 공장 설비를 늘려야지.” 고(故) 장상태 동국제강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 있을 당시 늘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3층짜리 단촐한 본사 건물에서 회사를 경영하면서 사옥을 확장할 욕심을 갖지 않았다. 이 사옥은 1973년 폐교된 청계초등학교를 개보수한 건물이다.

낡은 철제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늘 직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검소’가 생활화된 고(故) 장 명예회장은 2000년 별세하기 전까지 겉모습보다 내실을 다졌다.

동국제강은 1993년 인천 제강소에 직류 전기로를 국내에 첫 도입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재무구조는 탄탄했다. 재계에서는 동국제강을 ‘절대로 망하지 않을 회사’로 꼽았다.

고(故) 장 명예회장의 아들 장세주 현 동국제강 회장은 2007년 옛 사옥을 철거하고 2010년 28층짜리 신사옥 페럼타워를 준공했다. 장 회장은 사옥을 준공하며 아버지의 충고를 따르지 않은 것을 마음에 걸려했다. 그는 준공 당시 “송구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버님이 본사 사옥 짓는 일에는 마음 쓰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사회환경과 시대적 요청이므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라틴어로 철(Ferro)을 뜻하는 ‘페럼(Ferrum)’. 장 회장이 야심차게 건설한 이 사옥은 준공된 지 4년 만에 매각 위기에 놓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는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을 채권단과 논의하고 있다. 사옥을 매각해 2000억원의 자금을 마련, 유동성을 해결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사옥 매각에 대해 최종 결정은 내리진 않았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유상증자로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옥 매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1999년 이후 15년 만의 유상증자다. 동국제강이 유상증자와 함께 사옥 매각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회사의 현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업황 불황으로 2012년 2351억원, 지난해 11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253.6%에 달한다. 동국제강은 이번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산은과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은 이르면 이번 주 체결될 전망이다.

국내 재벌은 확장과 축소의 역사를 걸어오고 있다. 장 회장이 사옥을 매각한다면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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