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먹해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건호 국민은행장

입력 2014-05-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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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시스템 놓고 정면 충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2000억원 규모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의결한 안건에 반기를 들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이 같은 상황에 이 행장이 정 감사의 의견에 동조, 사외이사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임 회장과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임 회장 측이 정 감사를 겨냥해 “상임감사위원은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 결의 사항에 대해 자의적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며 일침을 가해 KB금융 경영진의 내홍은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 회장의 이 같은 불편한 심기는 정 감사의 요청으로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아웃소싱 업체 교체 문제와 관련된 특별검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내부적 갈등에 외부 감독기관까지 합세해 조사를 벌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을 가만히 앉아서 두고볼 순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식회사 체제에서 결정된 이사회의 의결을 금융당국이 나서 검증해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두고 경영진 간의 갈등으로 해석할 순 없다”며 “IBM 코리아 대표의 이메일을 받은 정 감사가 공식 절차 없이 관련 메일 내용을 근거로 시스템 변경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스템 변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IBM 코리아는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이 행장에게 보냈다. 이 행장은 정 감사에게 감사를 요청했고, 지난 19일 이사회를 소집해 재차 같은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상정했으나 사외이사들이 최종 거절했다.

이 행장은 은행 내부 경영판단에 금융지주의 간섭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임 회장의 의중에 따라 움직임을 달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감사가 의견서를 제출할 정도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라며 “그러나 경영진의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이번 KB금융의 내홍이 단순히 감사와 이사회 간의 갈등이 아닌 국민은행 지배구조상 갈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과 정 감사 입장에선 사외이사 자신들의 의견을 묵살했고, 임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감사가 이사회의 결정을 무력화시키려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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