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의 은밀한 자금줄 ‘비상장사’ -김미정 자본시장부 기자

입력 2014-05-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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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보다 비상장사를 활용한 부의 이전과 경영권 승계에 더 관심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최근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지속된 주식시장 침체 원인 중 한 가지가 상장기업들의 낮은 배당수익률(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비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대금 감소로 국내 증시가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낮은 배당수익률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알짜 비상장사는 고배당을 유지하며 기업의 은밀한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매년 3월 말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이 끝나면 대기업들의 알짜 비상장사를 통한 고배당 잔치 논란이 어김없이 되풀이되곤 한다.

최근에는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마저 이같은 수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습기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위닉스는 지난해 관계사인 위니맥스에 연간 순이익(76억원)보다 많은 80억원을 배당했다.

위니맥스는 위닉스가 만드는 제품의 유통 등을 맡은 비상자사로 윤희종 위닉스 대표이사의 아들 윤철민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나 내부거래를 통해 주력 상장사에서 발생한 이익을 비상장사로 이전한 뒤 이를 거액 배당으로 오너 일가가 취한 것이다.

이후 위닉스는 지난 4월 사업시너지 강화를 위해 위니맥스를 흡수흡병하기로 결정했다. 일견 알짜 비상사를 흡수합병해 위닉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듯 보이지만 더 큰 실익은 윤철민 위니맥스 대표에게 돌아갔다. 위니맥스를 통해 위닉스 지분 3.72%만을 보유하던 윤철민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단숨에 위닉스 2대주주로 올라섰다.

물론 주식회사의 배당은 이사회 결의를 통한 경영권자의 판단 사항이다. 경영 상황에 따라 배당보다 현금보유나 재투자 등을 더욱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주환원 정책에는 무관심한 채 비상장사를 통한 부의 이전이나 경영권 승계에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의 태도는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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