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도서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충분히 슬퍼하세요”

입력 2014-05-0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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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큰 슬픔에 빠져 있다. 세월호에 승선한 희생자들을 허망하게 보낸 아픔을 미처 씻어내지 못한 채 말이다.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친구를 떠나보낸 또래로서의 허탈함은 응어리로 남아 각자의 가슴에 맺혔다. 국민은 말로 할 수 없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최근 슬픔을 이겨낼 힘을 주는 힐링 도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안 안설렝 슈창베르제,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ㆍ허봉금 옮김ㆍ민음인 펴냄)는 슬픔이 끝날 때까지 그렇게 계속 슬퍼하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우리는 자신의 일부도 함께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기에 특별한 노력 없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어렵다.”

프랑스의 저명한 심리상담가인 이 책의 두 저자 안 안설렝 슈창베르제와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 슈창베르제는 17살에 여동생의 죽음을 지켜봤다. 죽음을 목도한 이후 진로와 대학을 바꾸고, 이름을 바꿨다. 아무도 여동생의 죽음을 말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죄프루아는 25살에 6개월짜리 둘째 아이를 잃었다. 당시 죽음에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그 충격과 아픔은 실로 컸다고 회고한다.

실의와 상실을 경험했던 두 저자는 “상실이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려면 반드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전한다. 중요한 것은 “슬픔을 끝까지 체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라면서 “제대로 애도하라”고 말한다.

‘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채정호 지음ㆍ생각속의집 펴냄)는 정신과 전문의가 쓴 에세이다. 저자는 상실 후 상처가 깊어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더 단단해진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상실은 슬픔을 잘 극복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애도의 핵심은 힘든 것을 피하지 않고 겪어내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상실을 이겨내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실컷 울어야 한다. 운동 후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개운하듯 눈물을 흘리면서 슬픔의 감정도 덜어내야 마음의 응어리가 남지 않는다. 두 번째, 힘들다고 말해야 한다. 되도록 생각은 적게 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어지러운 감정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몸의 상처를 덮어두면 살이 썩고 곪듯 상실의 상처도 밖으로 드러내야 잘 아문다.

심리상담가이자 문학치료사인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박민근 지음ㆍ청림 출판사 펴냄)의 저자는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상처를 이길만한 희망의 이야기를 찾지 못해서”라고 말한다. 우울증을 겪으며 상처 난 그의 마음을 치료한 것은 윤동주의 시였고, 빅터 프랭클의 자서전이었고,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이었다. 한 편의 글 속에, 한 권의 책 속에, 한 편의 영화 속에 담긴 희망의 이야기들이 전해준 감동은 마음을 일으켜 세웠다.

자신이 희망의 이야기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했듯 그 어떤 심리 요법보다 울림 있는 이야기가 마음을 회복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는 저자는 지난 10년간 문학과 예술 치료 요법으로 심리 문제를 치료해왔다. 그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이야기의 강력한 힘이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알려주며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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