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방향타 잃은 증시, 어디로 가나

입력 2006-06-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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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조정에 무게 · 1200에선 저가매수 노려볼 만

버냉키의 말 한마디로 '검은 수요일'이 또다시 찾아왔다.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34포인트를 내주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두번째로 큰 하락률을 보이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시장에서 나비가 날았고 국내시장에는 태풍이 몰아친 셈이 됐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 우려 발언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주요 증시의 동반 급락을 불러왔고, 최근 매수 기반의 허약함을 보였던 국내 증시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2차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당분간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투자심리 안정과 급락을 초래한 해외변수 변화에 관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만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1200 초반까지 떨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 볼때 저가 매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버냉키의 입', 亞증시 강타

지난 5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의 '미국 경기 성장 둔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은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야기시켰다.

이같은 경제 성장 둔화 우려는 대미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수출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관련국가의 증시 급락을 초래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6일 1.81% 하락에 이어 7일에도 1.9% 급락한 1만5096.01로 마감,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1.75% 밀린 6612.74를 기록했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0.65% 떨어진 1만5868.86로 마감했다.

하지만, 국내증시 하락의 골은 이보다 더 깊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78포인트(2.67%) 떨어진 1266.84, 코스닥지수는 35.80포인트(5.98%) 하락한 562.91까지 밀렸다. 뚜렷한 호재 없이 해외변수 눈치보기로 일관했던 국내증시는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시에 수급 공백이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추가 조정 각오해야

증시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1300이 붕괴되면서 당분간 약세 지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1200 초반까지도 각오해야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급락 국면은 2004년 4월의 '차이나쇼크'와 유사하다"며 "당시 코스피지수가 939에서 713까지 226포인트 추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는 1220~ 1230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1200 초반까지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40~1250이 주요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지수대 아래로 내려가면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지선 여부와 관게없이, 현재의 하락 원인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추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전망 속에 8일 있을 '트리플위칭데이'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선물담당 연구원은 "3000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에도 불구, 현물시장의 매수주체 공백으로 지수가 급락했다"며 "1조6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매도차익잔고 대부분이 9월물로 롤오버되며 기대했던 프로그램 매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 연구원은 특히 "만기일에 현물시장의 매수주체가 없을 경우 1250선도 충분히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00 초반에선 저가매수 노려볼 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1200 초반까지 물러난다면, 저가 매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희망적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윤세욱 센터장은 "시장이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리스크 관리에 치중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 대세상승은 유효하기 때문에 손절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창중 팀장은 "장기투자자들의 경우 1250을 밑돌면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는 가능하고, 단기 투자자들의 경우 추가하락시 매수하고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차익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지수대"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투자의 경우, 관심을 가져볼 만한 업종으로는 산업재(건설, 조선) 경기관련재(자동차, 유통) IT(반도체) 금융(은행, 증권, 보험) 등이 꼽혔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유가와 상품 가격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에너지와 소재 업종은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반면 원자재와 인플레 안정 이후 글로벌 경기가 성장 국면에 재진입할 경우에 대비해 산업재, 소비재, IT, 금융 등을 긴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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