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음악다운 음악이 사라진 가요계 -유혜은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4-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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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음악팬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 이승환 이선희 이은미… 이른바 ‘믿고 듣는’ 가수들이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만에 신보를 냈다. 이소라 박정현 박효신 등도 본격적인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가수들의 안색은 마냥 밝지 못하다. 몇 년에 걸쳐 공들인 음반을 가지고 나왔지만 자신의 노래를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이들의 노래를 들려줄 변변한 음악방송 프로그램조차 없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돌이 장악했다. 지상파에 남은 음악 전문 프로그램은 KBS의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유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수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많은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음악 대신 입담을 자랑한다. 미디어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노래만 좋으면 대중이 알아서 듣지 않겠느냐고? 순수함을 넘어 어리석은 생각이다. 음원 중심으로 돌아선 가요계는 ‘패스트 뮤직’ 시대를 만들었다. 음반을 소장해야 음악을 들을 수 있던 과거에는 그만큼 음악의 생명력이 길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트리밍이란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해 한 번 들어보고, 질린다 싶으면 다른 노래로 갈아타면 그만이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도 음원 출시일에만 반짝 빛을 보고 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시간과 노력, 자본을 아낌없이 투자해 만든 앨범이 순식간에 생명력을 잃는 모습을 맞닥뜨리는 가수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좌절을 맛보게 되면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것을 두려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단지 가수만의 것이 아니다. 음악다운 음악을 하는 가수가 점점 사라지면 대중은 결국 다양한 음악을 들을 기회를 잃게 된다.

어느새 가요계마저 시장논리로 점령당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선희가 사라진 가요계, 조용필이 사라진 대중음악계는 너무 참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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